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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를 밟지말고 흐름에 몸을 맡길 때





부모님은 나에게 성격이 급하다고 했다. 사람들도 내가 너무 조급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좀 더 천천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 홍콩 여행에서 재미로 점을 봤는데 그 점쟁이도 나에게 ‘slowly~slowly’ 그랬더랬다.ㅋㅋㅋㅋ)

그러다가 요즘 성장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의 속도에 대한 다른 시각이 생겼다. 나는 나만의 속도가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너무 급해 보이건 나에게는 급한 게 아니었다. 목이 자꾸 마른데 주위에서 자꾸 물을 덜 마시고 천천히 마시라는 것 같았다.

4살과 이제 돌이 된 딸아이 둘을 키우면서 사업 준비도 하고 책 읽는 모임도 한다니 너무 욕심부린다고들 했다. 그냥 ‘대단하다. 응원한다’라는 말들을 주로 들었다. 난 그런 말이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 같이 성장하고 자기 꿈을 눈 반짝이며 이야기할 동료가 필요했던 거다. 서로 영감을 주고받고 지칠 때는 서로 토닥이며 함께 가줄 수 있는 그런 동료 말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너무 이쁠 때이니 아이가 클 때까지만 조금 참으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 말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지금 육아만으로도 잘하고 있다 위로받고 싶은 게 아니다. 난 생생하게 ‘나’로 살고 싶다.

멋진 동료들에 둘러싸인 이후로 나는 육아가 더욱 수월해졌다. 그 전에는 아이가 보채면 내가 할 일을 못하는 것 같아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가 보채면 ‘아 내가 일에만 푹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아이가 나를 일에서 구해주는 시간이구나’라며 기쁘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긴다.

내가 나의 속도를 늦춘다면 이게 가능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스트레스의 힘’이라는 책은 아직 안 읽었지만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추진력으로 바꾸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빨리 달리고 있을 때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자칫하면 위험하게 차가 뒤집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속도를 즐긴다면 새로운 시야가 눈앞에 펼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