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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밥이지


영롱하고 신선했다.
10년 전, 한 쌀집에서 갓 정미된 쌀로 지은 밥의 맛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맛이었다.
얼마 지나, oo농가의 어머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쌀을 대하는 올곧은 마음을 보고 ‘이렇게 쌀을 대해는 분이 있구나’라고 놀랐다. ‘목숨을 걸고 계시는구나’라고 말이다.
쌀 식미시험에 참가했던 때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8종 가량의 쌀을 먹으며 비교하는 시험이었는데, 결과는 모두가 같은 쌀이었다. 다른 건 보관 방법이었다는 설명을 듣고 ‘이 정도로 맛이 달라질수 있다니’하고 충격을 받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홋카이도 북부의 oo시다. 지금까지 일본 제일의 모찌쌀 산지로 전국에 알려져 있지만 모찌쌀 재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40년전, 추운 홋카이도에서는 아직 맛있는 쌀을 만들 기술이 없었다. 경작의 북쪽 경계지대였던 이 땅에서도 혼슈미(本州米)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쌀의 생산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요리를 하는 게 좋아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요리책을 질릴 때까지 바라보고는, ‘언젠가 전부 만들수있게 되고 싶다’라고 꿈을 꾸던 아이였다. 엄마 또는 동네 친구들과 사쿠라떡을 만들던 것도 그리운 추억이다.

홋카이도쌀은 지금은 전국 제일의 평가를 받을 정도가 되었다. 경도나 점성이 다른 품종들이 라인업되어 있어 쌀요리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맛있는 홋카이도쌀을 살린 쌀요리 책을 만들자’ 그렇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번 레시피만들기에서 신경쓴 부분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쓰면서 신선한 놀라움이 있는지 여부였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쓰면 더욱 맛있는 ‘홋카이도 밥’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만드는 것, 먹는것. 일본인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쌀의 강력한 힘을 느낀다. 언제나 새로운 것은 오래된 것 안에 잠들어있어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밥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