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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주인되기

노후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나요

<노후 준비가 막막해 생각도 못하고 있다면>


원인모를 우울감이 나를 엄습할 때라는 글에서 언급한 8가지 불안을 순서대로 다루려고 기획했었다. 그런데 육아비용, 나의 행복 비용, 부모님 노후비용을 건너뛰고 '나의 노후' 준비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큰 불안요소로 나를 괴롭히던 집 문제와 결혼 문제에서 벗어난 경우 우리는 아이 교육 문제나 여행, 또는 부모님 건강문제 등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서 나의 노후 걱정은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다 커서 취직하고 결혼을 한 후에야 비로소 나의 노후는 어찌해야 할까 고민을 시작한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아이 교육을 본인이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지원해줬다고 치자. 그런데 부모인 나는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다 큰 아이에 부담 아닌 부담을 주게 되는 경우가 그 예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아.'라고 마음으로는 생각해도 본인의 노후준비가 안되었는데 무슨 수로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을까. 


또한 연세 드신 부모님을 위해 자식 된 도리를 다 하고 싶어도 나의 노후가 준비가 안되어있는 경우에는 그게 쉽지 않다. 부부간의 다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된다. 


아이 교육문제나 부모님 건강, 그리고 현재의 나의 삶에서 누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 자신의 노후 준비는 꿈도 못 꾸고 있다면 더더욱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돈이 없는데 노후준비를 어떻게 하냐고? 노후준비는 꼭 돈이 있어야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60대가 되었을 때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봐야 한다. 나는 어떤 60대가 되고 싶을까. 


부동산 부자지만 지팡이 짚고 다니는 외로운 노후는 어떨까. 부자가 된다면 다른 건 상관없을까. 


아이들이 다 독립한 후 40~50평대 넓은 집에서 배우자 단둘이 살고 있는 노후의 모습은 어떨까. 넓은 집에 모든 자산을 쏟아부어서 당장 쓸 수 있는 유동자산이 너무 적어 한 달 한 달 살기가 팍팍하다면 어떨까. 그때 가서 주식이나 펀드에 관심을 가지고 위험한 '투기'를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집을 팔고 그때부터 사업을 해야 하나 고민을 시작할 것인가.


돈은 많고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일을 뛰고 있다. 그런데 일 때문에 바빠서 배우자와 여행 다닐 자유시간조차 내기 버겁다면?


돈이 많아 자식에게 많은 걸 물려주고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아쉬울 것 없이 다 해줬다.'라고 말하는 부모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자식에게 노후 부담을 주지 않고 사이좋게 부모가 인생을 즐기며 사는 걸 보여주고 싶은가. 


젊을수록 나의 몸이 예전만 못하게 되었을 때 나이가 들었을 때의 삶을 상상해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해야 한다. 올림픽 선수가 이미지 트레이닝하듯 말이다.


나는 건강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 산책이든 등산이든 거뜬히 허리 피고 가벼운 걸음으로 다닐 수 있는 그런 건강한 할머니. 그리고 요리 잘하는 멋진 이탈리아 할머니같이 늙고 싶다. 외모는 우아하고 건강미 넘치는 프랑스 할머니처럼 되고 싶다. 주름을 가리기 바쁜 게 아니라 건강하고 자연스레 나이 들었음을 보여줄 수 있는 편안한 미소의 얼굴이고 싶다.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남편과는 친구같이 함께 손잡고 산책 다니며 수다를 떨 수 있는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 집은 작은 집이면 충분하다. 시골의 방세 개짜리 큰 마당 있는 집이 아닌 방 2개 또는 방 하나여도 무방하다. 아담한 집에서 내가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텃밭이 있었으면 한다. 지금 우리 부모님이 남해와 중국 하이난에서 반년씩 살고 계신 것처럼 따뜻한 곳에서 반년씩 살고 싶기도 하다. 아니면 서울에서 반년, 따뜻한 남해에서 반년도 괜찮을 것 같다. 


나 스스로 이렇게 상상하면서 이 모든 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뭔가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삶이 좀 더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좀 더 상상을 깊게 해 본다.


우리나라를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내가 일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 육아하는 엄마들이 행복한 나라. 바다 건너 기아에 굶주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기부를 하는 건 나에게 그리 와 닿지 않았다. 그리고 나 말고도 마음 따뜻한 사람이 많으니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에게는 그 아이들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문제가 더 시급하게 느껴진다. 반짝반짝 빛나야 할 아이들이 학업으로 괴로워하는 게 너무나도 걱정되고 슬프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지금의 무기력한 어른이 될 것만 같다. 


나의 노후준비라고 읽고 나의 진정한 욕망과 꿈 찾기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의 노후 준비, 그리고 상상의 끝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