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2016년 5월기준 Hulu Japan이 강세였고 2018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Amazon 프라임 비디오가 강세인 추세다. 기준 일본에서는 넷플릭스가 아닌 훌루,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dTV, 유넥스트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일본시장에 왓챠 재팬이 설자리를 살펴보려면 이들 서비스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통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도쿄 시내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사용자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본 사용자들은 책을 비롯한 미디어를 소비할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본 SVOD를 지향하는 OTT들은 모바일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경쟁하고 있는 월정액 서비스인 U-Next(USEN의 자회사. NTT 도꼬모를 쓰더라도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어 NTT의 자회사로 오해받기도 함)는 모바일 경험에 최적화되어 있다. 일본은 보통 3일에 1GB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많이 이용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데이터망으로 SVOD를 감상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U-Next는 SVOD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와이파이망에서 특정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의 데이터 요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아마존도 바로 벤치마킹했고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일부 콘텐츠들에 오프라인 감상 기능(사전 다운로드 후 데이터 소모 없이 감상)을 도입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풀HD/4K 영상은 트래픽만 잡아먹는 괴물로 전락했다. 넷플릭스 역시 모바일 데이터 절약 기능을 도입하는 등 대응을하고 있지만, 점유율을 보면 여전히 경쟁자들과 겨루기엔 힘에 부쳐 보인다.
오리지널보다 오래된 IP를 더 좋아하는 일본
일본에도 세대 구분이 있다. 50~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바나나 세대, 60~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키위 세대, 그리고 90년 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망고 세대이다. 세대에 따라 어린 시절 본 콘텐츠가 전혀 다르고 나 역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일본 도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 때 본 콘텐츠들에 그리움이 가득한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는 각각의 세대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만화, 영화 등을 리메이크하는 것이 매우 보편화가 되어 있다. 가면 라이더, 울트라맨, 사이보그 009, 키가이더와 같은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리메이크가 되는 것은 세대 간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애니 루팡3세와 개그맨 시무라켄를 좋아했고 나는 매스미디어 키드였기 때문에 그 당시 방영했던 만화영화들은 거의 다 섭렵했을 정도였으니까.
아마존이 가면라이더를 비롯하여 일본의 IP(지적 재산권)을 활용해 12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고 발표했을 때 일본 내에서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반면 넷플릭스가 후지TV와 협력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아텔리어, Good Morning Call, 불꽃(AKB48 출연) 등은 화제가 되기 매우 어렵다. (*불꽃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핵심은 결국 재미와 홍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어느 기사에서는 말하지만 불꽃은 유명 개그맨이 쓴 소설, 그것도 상까지 받은 유명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이기 때문에 재미와 홍보만이 문제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미 제작전부터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했고 팔려있는 콘텐츠라는 얘기다.)
여전히 자막이 불편한 일본 고객들
미국 훌루가 2014년 일본 서비스를 일본 TV에 매각하면서 일본 TV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은 더빙 콘텐츠를 늘리는 것었다. 일본 사용자들은 알다시피 자막을 읽는 것을 꺼려하는데 할리우드 영화가 늦게 개봉되는 이유도 더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이다. 자막 읽는것을 꺼려한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익숙하지 않아서인것과(대부분인 더빙으로 들어와서) 성우들의 인력풀이 풍부해서가 아닐까 추측한다. 한국에 비해 일본은 성우들의 팬덤화가 탄탄하게 되어 있고 그러다보니 늦게 개봉되더라도 더빙을 하는게 낫다는 판단이 섰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극장에 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 괜히 우리나라가 해외 영화업계에서 앞다투어 홍보일정에 포함되는 나라가 아닌 것이다. 사람들이 영화를 많이 소비하고 영화를 좋아한다. 일본 소비자들이 영화소비가 덜한 이유가 극장비용이 비싼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 대신 츠타야와 같은 렌탈샵에서 빌려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더빙된 콘텐츠는 월정액 렌털 샵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훌루, dTV, 아마존, U-NEXT, 비디오 패스 등은 가지고 있는데, 넷플릭스는 가지지 못한 것이 더빙된 콘텐츠였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초반에 일본에서 고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넷플릭스에서도 더빙 콘텐츠를 뒤늦게 쏟아내고 있지만 일본이 오래된 IP들을 좋아하는 성향을 아직 간파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리고 2년사이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엄청나게 추격해온 것을 보면 아마존의 전략이 일본에서 통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아마존이 어떻게 2년 사이에 이렇게 판을 뒤집었는지 알아봐야겠다.
P.S. 이 책도 좀 살펴봐야겠다.
https://byline.network/2020/04/20-90/
참고 자료 :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766.html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11/2019091102640.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55.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57.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59.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56.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37.html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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