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이 안 난다. 100일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참 잘 잊어버리게 된다. 아 참 그랬지, 하루를 소중히 보내야지라는 생각은 들지만 '어떻게?'라는 질문이 나에게 던져진다.
우린 행복해야지 행복해야지 하고 말하지만 어떻게 사는 게 '나에게' 행복한 건지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에게 어떻게 행복하게 보이느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에게는 바보 같은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바보 같은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다 치자. 그러면 뭐가 나에게 좋은지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남이 부러워한다면 우쭐거릴 수 있고 내가 좀 더 우위에 선거 같아서 그런 기분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걸까. 그다음에는 뭐가 남을까?
사람은 만족한다는 기분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힘든 것 같다.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자족(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하다였는데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요새 들어 새삼 더 느끼게 된다. 어떤 이에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이 일상이 된다면 그는 이미 이룬 것 이외의 것을 더 가지거나 경험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하는 착각 중에 하나가 이것만 있으면 이것만 이루면 다 행복할 것 같다는 것 아닐까.
고등학생 때는 수능만 끝나면 시간도 많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넘쳐날 것 같았지만 또 그렇지도 않았다는 걸 우린 경험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내가 바라던 게 다 이루어져도 이루어진 시점에서 또 새로운 고민과 바람이 생긴다는 걸 알아야 했던 건 아닐까.
아무리 돈이 많고 이룬 것이 많은 사람이 '여러분 중요한 것은 사실 사랑이고 하루하루를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겁니다!'라는 말을 거창한 단어들로 가득 채운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외쳐도 우리는 잠시 감동하거나 영향을 받고는 금방 잊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 인생은 단순한 건데 너무나 대단한 진리를 찾아 헤매려고 먼길을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의 하루하루가 행복하려면 나는 어때야 할까 생각을 해본다.
- 내 삶이 누구의 지시도 아닌 온전히 내가 주체자가 되었으면 한다.
약속들에 내가 휩쓸리지 않고 내가 내 인생을 주도한다는 느낌을 받고 살고 싶다. 내가 책을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고 내가 산책을 하고싶을 때 할 수 있고 내가 쉬고 싶을 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하루하루.
- 내 힘으로 경제활동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또한 그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자그마한 영향이라도 끼쳤으면 좋겠다.
늘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돈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왜 돈에 집착하게 되는지 그제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내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이유는 내가 대단한 사람이고 싶고 봉사와 희생의 마음이 투철해서가 아닌, 나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좋겠고 주위가 좋아진다면 나 역시 긍정적인 영향력이 나에게 알게 모르게 미쳐서 나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꿈꾸게 되었다.
- 나의 공간이 나의 온전한 휴식의 공간이길 꿈꾼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게 진도가 안 나가는 일이다. 평생의 업으로 삼고 살기에는 빠른 시일 내에 이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면 욕심인 걸까. 나의 게으름이 문제일까. 아니면 아직도 나는 내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완전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걸까. 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걸까.
- 하루가 짧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 역시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게 과도하게 많은 걸까. 이 조급함에서 벗어나야지 좀 더 성장할 것 같은데 조급함이 나의 하루를 꽤 많은 시간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방금 들어 아차 싶었다.
82일이 남았다 하더라도 32일이 남았다 하더라도 나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고민한다고 진행되는 건 하나도 없으니 몸을 움직여 행동에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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