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나의 반성문이다.
젋은 꼰대들이 많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친동생한테 내가 그러고 있는 줄 꿈에도 몰랐다.
내가 하고 있는게 잘못된 걸 줄도 한참동안 몰랐다. 다 여동생을 위한건줄 알았다.
그리고 나만큼 동생에게 잔소리를 안하시는 부모님이 이해가 안갔다. 심지어 부모님 대신에 왜 내가 이런 얘기까지 해야되는건지 부모님이 야속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어떤 그림카드를 보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여동생을 쥐잡듯 잡고 젊은 꼰대짓을 하고 있었구나라고...
나는 그걸 깨닫자마자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꼰대짓해서 너무 미안해'라고 사과를 했다.
동생은 언니한테 그런말을 들을 줄 몰랐다며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내가 나의 꼰대짓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알게 된 건 아이덕분이었다.
나는 부모님이 동생을 혼내거나 버릇을 고치려고 타이르지 않은 것이 이해가 안되었다. 근데 아이를 낳고 기르고 보니 알게 되었다.
내가 동생에게 그렇게 혼을 낼 수 있었던 건 내 '동생'이었기 때문이지 우리 아이에게는 나 역시 그렇게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자식이 귀하고 아까워서가 아니다. 혼낸다고 고쳐질 것도 아니니까 스스로 깨닫게 '기다려주는 것'을 부모가 되어 알게 된 것이다. 근데 나는 여동생이 내 딸이 아닌 동생이었기 때문에 뭣도 모르고 그런 오만한 짓을 했던거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자기가 아는 걸 알려주고 싶어한다.
심지어 35개월짜리 첫째도 8개월짜리 동생에게 가르치듯 '그러면 안되지'한다. 인간의 본능인거 같다.
아이도 그러는데 어른 살면서 얻은 자기 경험이 얼마나 대단하게 느껴질까. 정신바짝차리지 않으면 꼰대가 되기 십상이다.
나는 아이들을 통해 나의 꼰대짓을 바로 보게 되었다. 아이교육이 아니라 내가 아이 키우면서 크게 성장한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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