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는 1년에 3번정도의 공식적으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있다. 아이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아무 생각없이 그런 날들을 대비해 선물을 준비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선물이라는 게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점점 늘어나는 짐들을 보며 매년 3개씩 늘어날 짐을 보며 약간 겁이 났다. 우리는 물질의 노예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말이다. 왜 하필 아이 선물가지고 그런 생각을 하냐고 그냥 아이 기뻐하는 얼굴을 보기 위해 뭐든 사주면 될 것 아니냐고 남편은 말하겠지만 나는 두렵다.
아이가 물질 소비하는 것이 당연한 아이가 될까봐 두렵다.
아니 어쩌면 이미 내가 겁먹은 건지도 모른다. 물질적인 것외에 아이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 아이가 기뻐하는지 고민해본적이 없다. 남편이 나의 의견에 의의를 제기한다면 바로 흔들릴 거라는 것도 안다.
특별한 날에는 물질적인 선물을 줘야하는 날이라고 정해진 듯한 사회 분위기에도 문득 이질감이 느껴졌다. 소비를 해야만 한다고 부추기는 사회임을 새삼 깨닫고 슬퍼진다.
나는 어릴 때 받고 싶었던 걸 못받고 서러워한 적이 있었다. 근데 그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준걸까. 그래서 더더욱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부에 대해 집착하게 된 건 아닐까.
그저 가볍게 아이가 원하는 선물들을 사주는 게 좋은 부모의 싱징일까. 남편말대로 원하는 건 다 해주는 게 좋은 걸까.
나조차도 내가 원하는 걸 다 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걸지도 모른다. 그걸 아이에게 투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건 아닐까.
선물이라는 게 어떤 걸 해야하는지도 사실 모르겠다. 선물고르는 게 가장 어렵다.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생각하는 것부터 어렵다.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시간이 소중한데 특별한 날에만 그런 걸 의식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 역시 약간 슬퍼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기뻐하는 얼굴 그 것이면 되는데 왜 물질적인 선물들에 휘둘리고 있는 걸까.
넓지 않은 집 탓에 강제적으로 미니멀리즘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강제적으로 이런 환경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집이 넓다면 무제한으로 물건을 사들이고 쌓아두고 그리고 산 것조차 잊어버리는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언제부터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물건들에 둘러쌓인 환경이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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