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와는 1년 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전화통화도 하며 서로 응원을 주고받곤 했습니다. 그분이 만나자고 해서 너무 기쁜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매우 슬픈 감정이 되어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인사이트와 근황에 대해 공유하던 중 경력 단절된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본인의 추가 사업에 그분들을 고용하면 일자리 창출도 하고 좋을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그 대표님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고 사실 그대로 말씀하신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분에게는 저 역시도 경력단절 여성이었습니다. 서로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어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육아를 하느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세상이 보기에는 아직 경력 단절된 이에 불과했습니다. 사실 모든 육아하는 분들이 경력이 단절된 게 절대 아닙니다. 표면적인 상태에서는 9 to 6 풀타임 잡의 쳇바퀴에서 내려왔다는 것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들 육아를 하는 동안에 풀타임 잡을 하지 않는다고 경력이 단절이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저는 화가 났고 서운했습니다. 내가 풀타임 잡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뿐이지 집에서는 계속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일은 보상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잃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럼에도 지속합니다. 지속해야만 아이가 크고 가정이 유지가 되니까 멈출 수도 없습니다. 가족의 식단을 책임지며 건강을 챙기는 게 왜 경력이 아닌 걸까요. 아이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왜 단순히 엄마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걸로 치부되는 걸까요. 왜 집안일은 한쪽이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다른 쪽은 '도와주는' 것처럼 인식이 된 걸까요. 우린 사회가 만들어 온 모성애 신화에 갇혀서 완벽한 엄마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그걸 깨는 것만 해도 엄청난 용기와 단단한 내면이 필요합니다. 그걸 깨 주고 숨통 트이게 해주는 방법 중 하나가 나만의 일을 지속하는 겁니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부업을 하면서 용돈벌이만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나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일말입니다. 워킹맘과 전업맘과 미혼여성 모두가 편 갈라서 싸우는 거야말로 중요한 걸 못하게 되는 큰 원인 중에 하나일 겁니다. 우린 그런 시시한 싸움할 시간이 없어요. 서로 자극받고 성장하기에도 우리 삶은 짧습니다. 시기하고 모함하고 남의 약점 캐느라 내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의 문제점 해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익을 내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면서도 큰 포부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걸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안올거 같아서 내가 직접 움직여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답답함은 간절함이 되었습니다. 남들 눈에는 경력이 단절된 걸로 보이겠지만 저는 한순간도 내 삶의 경력이 끊긴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를 낳고 더 세상에 대해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육아하며 소소하게 부업을 하면서 만족하면서 하는 삶도 의미 있겠지만 큰 꿈이 있는 여성이 아이 엄마도 되고 싶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독하고 욕심 많고 야망으로 비친다면 참 억울할 것 같습니다. 그저 나이고 싶었습니다. 온전한 나로 살고 싶었습니다. 내가 번 돈으로 내가 사고 싶은 거 사고 그 돈 버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그걸 지속 가능하도록 계속해서 공부하고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육아하면서 공부도 하고 자기 일을 하고 싶다는 게 왜 욕심이 되어버리는 걸까요. 대단하다는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니라 함께 해보자는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다 놓치기 싫다는 것은 욕심이 많은 게 아니라 그만큼 내 삶이 애틋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내 삶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만들고 싶은데 그게 너무 힘듭니다. 나의 평생 반려자를 설득해야 하고 내가 온전히 나로 서야 하고 아이들도 잘 건사해야 합니다. 가정이 흔들리면 내 모든 게 흔들립니다. 나도 나의 건강을 챙겨주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나를 서포트해주는 비서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산후조리를 끝내기도 전에 미친 듯이 책을 읽고 정보를 찾고 글을 쓰던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멈추고 잠시 쉬면 계속 쉬고 싶을까 봐 겁이 났습니다. 쉰다고 해도 절대 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면서 나를 성장시키기를 멈추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아 겁이 났습니다.
경력이란 게 뭘까요. 평생 직장이 의미가 없어진 시대에 우리는 풀타임 잡을 끊임없이 해야 경력이 단절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우리 삶에서 일이란 무엇일까요. 사회에서 나도 연결되어있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우리를 계속 가지고 있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은퇴하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시기가 온다면 사람들은 쉬면서 여행도 가고 봉사도 하고 싶다고들 말합니다. 저에게는 삶을 즐기면서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로 들립니다. 결국 우리는 내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남길 바랍니다. 사람들과 소외되고 사회와 단절된 부자 늙은이가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부자 늙은이라도 부자니 그렇게라도 되고 싶다고 하실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외로움만큼 고통스러운 건 없습니다. 내가 쓸 만큼 실컷 쓰고 남은 돈을 기부해서라도 남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노년의 삶일 것입니다. 부모님의 은퇴 후의 삶을 보면서 나의 경력, 부모님의 노후,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글 쓰는 게 간절해집니다. 나의 생각을 기록해두고 싶어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정보에 매몰되고 우리를 사로잡는 콘텐츠들에 매혹될 때 나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이 흐름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지 않으면 휩쓸리면서 일생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주도적인 삶을 보내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개인이 브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에 매몰되기 전에 소비자로만 사는 것에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생산자가 되면서 간간이 소비하는 삶을 산다면 삶이 더욱 풍요로울 것입니다. 단순히 소비자로만 머물지 말고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나라는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자신을 믿어주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하면서 나를 갈고닦아야 합니다. 책 완벽한 공부법을 보며 용기를 얻었습니다. 뇌는 근육과 같아서 계속해서 쓰는 만큼 더 쓸모 있어집니다. 나의 공부머리는 굳었다는 말로 자신을 고정형 사고방식에 가두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코딩도 배울 수 있고 영상편집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그 어떤 사업도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못할 것은 없습니다. 실패해도 또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실패가 꼭 자본을 쏟아붓고 돈을 잃는 실패만이 실패가 아닙니다. 돈 없이 내 시간을 들여 공부해서 시작했는데 잘 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나는 무언가를 배우고 얻은 게 있습니다. 반드시 얻은 게 있을 것입니다. 몸소 체험한 것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은 아무리 좋아도 잘 잊히지만 내가 경험한 것은 잊으래야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저는 성장하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나의 경력은 멈춘 적이 없습니다. 단절된 적이 없다는 얘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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