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려보면 학생 때 나에게 돈은 어떤 것이다 제대로 가르쳐 준 어른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용돈은 저축하고 계획성있게 사용해야 하며 낭비하면 안된다 정도?
어릴 때부터 돈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벌어야 한다는 걸 안다는 것 자체가 뭔가 터부시된 느낌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돈에 대해 ‘잘’ 모른 채 어른이 되고야 말았다.
심지어 하도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카드 부채와 같은 부정적인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 나는 어른이 되면 신용카드때문에 빚이 생기는 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사회생활을 해보고 회사월급통장때문에 신용카드를 만들고 나서 알게 되었다. 사람마다 돈을 쓰고 관리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의 주인이 아니라 돈의 노예로 돈에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말이다.
우리는 부자를 꿈꾼다. 왜 돈이 많았으면 좋겠냐고 하면 원하는 걸 다하면서 살고 싶어라고 한다. 너무나도 막연한 대답이다. 돈이 많아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이미 그걸 이루는 중이거나 돈에 대한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서 돈보다도 삶에 집중하는 사람일 것이다.
내 남편만해도 돈이 왜 많았으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정말 막연하다. 집이 있었으면 좋겠고, 좋은 차가 있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에게 부족한것 없이 다 해주고 싶어서이고, 부모님 고생 안시키고 싶어서, 사고 싶은거 원없이 사고 싶어서 등등. 어쩌면 대다수의 사람들도 이런 대답을 하겠지만 이렇게 대답한다는 건 돈의 목적을 너무나도 불분명하게 세우고 있다는 증거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면 만족할까?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을 것이고 뚜렷한 목적없는 소비는 계속된 목마름만 줄 뿐이다.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한 게 아님을 우리는 다 얻고 나서야 깨닫게 될까? 그 전에 미리 알고 현명하게 돈을 쓰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서 제대로된 지식을 우리가 국영수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그래도 기본은 되었을텐데 참 아쉽다. 그러지 못하고 어른이 된 우리들은 빚과 보험과 주식투자와 같은 것들에 휘둘리고 있다. 보험도 당연히 들어야 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보험이야 말로 인간의 불안함을 이용해서 장사를 하는 정말 똑똑한 사업 중에 하나다.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나라가 실비보험을 들지 않고도 건강보험만으로 의료걱정을 안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아직도 나아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보험 중에 치아보험이나 별난 보험상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그걸 들면 우리의 불안함이 없어지는걸까? 차라리 치아관리를 더 열심히 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자체적으로 긴급한 치과 치료를 위한 1년짜리 자유적금을 들어놓는 게 나은게 아닐까? 만약 치과 치료를 받을 일이 없으면 그 돈은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으니 버리는 돈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험회사에 매달 퍼붓는 식이면 오히려 큰 금액의 치과 치료를 받을 일이 없으면 괜히 손해본 느낌이 들지 않나? 치아보험을 들어놨다고 치아관리에 소홀하다면 그거야말로 돈 낭비가 아닐까?
보험을 들어놓는 것은 자체적으로 적금을 들면 자꾸 마음이 약해져서 다른 곳에 써버리거나 깨버릴까봐 강제적인 요소를 보험회사를 통해 넣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했음에도 우리가 살다보면 급한 일이 생겨서 보험을 해지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보험회사 배만 불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게 잘못되고 있다는 걸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주식투자 또한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만으로는 살기 팍팍하니까 주식을 이용해서 깔짝깔짝 대박을 꿈꿔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주식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들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주식으로 부자가 되려는 생각은 안할텐데 아쉽다. 이것 역시 재정적인 지식부족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대학에 갈 때만해도 자신이 빚을 지고 졸업을 하고 그 때부터 사회생활을 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지 못했는데 그걸 학자대출금의 이자를 갚으면서 알게 된다는 건 앞길이 창창해야 할 청년들에게 너무 잔인한 것 아닐까. 우리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가 아니라 청소년기부터 돈에 대한 '건강한' 공부가 필요했던 것이다.
토익공부나 취업을 위한 학점관리를 하기 전에 우리는 돈공부를 더 우선시해야 했던 건 아닐까. 돈에 대한 진짜 공부를 모두와 공유해보려고 한다.
'돈의 주인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귀차니스트가 티스토리를 시작한 이유 (0) | 2019.05.30 |
---|---|
나를 성장시키는 생각들 (0) | 2019.05.30 |
매일 사소한 뭔가를 한다는 것 (0) | 2019.05.27 |
20살로 돌아간다면 (0) | 2019.05.25 |
심플한 공부 (0) | 2019.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