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D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 아직 배달앱에 우리나라만큼 익숙하지 않는 것이 명확해 보인다. 배달의 민족역시 일본 시장에 미리 진출했었다가 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안다. 하지만 배민 진출이 시기적으로 이른것이었을 수도 있고 한 번의 실패가 그 시장에서 영원히 불가능함을 의미하지 않기에 현재의 일본의 흐름 역시 놓치지 않으려고 정보를 취합하면서 원인들을 분석해보고자 생각한다.
MMD연구소의 2019년 9월 자료에서는 인터넷에서 음식배달앱을 1년 내에 사용한 적 있는 사람은 약 3%라고 한다.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는 직영점 서비스(도미노 피자나 맥도날드 등), <出前館(데마에칸)>, Uber Eats(우버이츠)이다.
직영점 40.5%, 데마에칸 21.1%, 우버이츠 12%, LINE데리마 9.3%, 라쿠텐딜리버리 7.5%
직영점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직 음식배달이 되는 곳이 배달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곳밖에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여행을 가면 편의점 내 음식종류들의 스펙트럼에 놀란다. 백화점이나 쇼핑몰, 길거리보다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뭐가 있는지 살펴보는게 즐거울 정도니 말 다했다.
일본의 편의점은 그냥 우리나라처럼 '편의점'의 개념을 넘어섰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에서도 편의점에서 여러가지 종류의 간편식들(족발, 파스타, 떡볶이, 도시락, 디저트 등)이 보이지만 일본은 그 레벨을 넘어선지가 오래다. 각 편의점에서 인기있는 메뉴들이 다르며 각 회사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세븐일레븐, LAWSON(로손), 패밀리마트는 편의점 3대장으로 감히 말하고 싶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이 음식이 맛있고 로손에서 파는 닭튀김이 패밀리마트 것보다 더 부드럽다라든지 취향별 팬층도 나뉜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에 <마츠코가 모르는 세계>라는 일본TBS방송국의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서는 엄청난 덕후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마츠코가 모르는 편의점 빵의 세계'라든지, '편의점 오뎅', '편의점 치킨','편의점 디저트' 등의 시리즈가 엄청나게 재미있고 흥미롭다. 이렇게 종류가 많을 수 있나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 방송을 보다보면 이래서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구나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우버이츠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느린편인 일본이 과연 얼마나 빠르게 배달문화에 익숙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1년내 음식배달서비스 이용율> 70.1% 이용한적이 없다 vs 29.9% 이용한 적이 있다
이용했을 때 편리함이 이용하지 않았을 때의 불편함을 넘어서면 이용이 활발해질텐데 일본의 편의점의 메뉴들이 워낙 다양한데다가 배달앱이용시 도착시간이 오래걸리면서(언제 도착할지 모른다는 것도 불편함 중 하나) 가격이 비싸(배달수수료)서 사용하기를 꺼리는 이용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라면 약간의 배달료를 내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게 있다면, 일본은 더 오래 기다리고 비쌀바에야 메뉴도 다양하고 맛있는 집앞 편의점에서 사먹겠다는 마음인 것이다. 배달앱 서비스회사들의 경쟁사는 서로가 아니라 대형편의점들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대형 편의점들이 한정판으로 새로운 메뉴 출시라든지 새로운 시도들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우리나라 편의점들의 미래도 거기서 발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편의점 음식이 양도 부족하고 비싼 것도 있지만 편의점에서 먹으면 뭔가 끼니를 떼운다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이런 점들때문에 일본과 같은 행보를 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어쨌든 일본국민들의 편의점 의존도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https://mmdlabo.jp/investigation/detail_18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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