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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아이교육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서평]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 - 데보라 맥나마라 지음

나는 아이의 마음이 잘 이해가 되는 편이다.
내가 성숙한 인간이거나 내가 엄청나게 많은 육아서적을 독파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나는 나의 '마음 속 어린 아이'의 존재가 너무나도 커서
지금 나의 아이가 어떤 마음일지 약간 더 이해가 잘 되는 것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보라 맥나마라의 '엄마, 내 마음을 읽어주세요'라는 책은 나에게 운명처럼 느껴졌다. 내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지만 확신하지 못했던 것을 전문가의 따뜻한 이야기로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제는 'Rest Play Grow'라니!! 정말 완벽했다.
나의 육아철학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와 '잠 잘자고 잘먹고 잘 논다면 아이는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얼마든지 펼칠 수 있다'라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부족함없이 모든 걸 해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책에서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내느냐 자체가 아니라 아이들이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관계의 정원을 가꾸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이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솜씨좋은 정원사가 되기보다 끌을 쥔 조각가가 되려한다. 아이를 내 입맛에 맞게 만들고 싶어서라기보다 성숙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지 못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너무 빨리 자립하라는 압박을 받은 아이는 불안함에 더욱 부모에게 매달린다. 자연의 뜻보다 일찍 아이를 성숙시키려고 애쓰다가 아이다운 생기를 가두고 꺼뜨리고 짓밟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 본문에서

이 부분을 읽고 내가 너무 아이에게 성숙함을 기대하고 그런 아이가 되게끔 신경을 썼구나라는 생각에 반성이 되었다. 아이다움이 얼마나 예쁘고 소중한지 잊고 지냈다. 아이다운 생기를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성숙한 부모가 되어야겠다.


​- 아이가 ‘미안해’나 ‘고마워’라고 말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후회나 감사를 느낀다는 보장은 없다. 아이들조차 무성의함을 눈치채고 바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해야지!”라며 불평하기도 한다.

강요받아 말하는 ‘미안해’나 ‘고마워’은 진심에서 우려나온 배려와 동떨어져 있다. 성숙한 행동을 재촉하는 조바심은 아이가 인간적인 배려라는 감정을 배우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본문 중

- 아이가 예의 바르게 보이도록 대본을 써줄 수는 있지만, 그건 깊이가 없는 연기일 뿐이다. - 본문 중


가끔 아이가 엄청 소울리스한 목소리로 '미안해'하는 걸 듣고 그러면 안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대본을 써줄 수는 있지만 깊이가 없는 연기를 아이에게 강요할 수 없다는 얘기에 무릎을 탁 쳤다. 아이 마음에서 진심에서 나온 배려가 나올 수 있도록 잘 지켜봐주고 기다려줘야겠다.


- 부모에게 맡겨진 과제는 아이의 솔직함에 과잉반응하거나 면박을 주지 않고 아이의 진실성을 지켜주는 것이다.

- 아이의 포옹이 지닌 치유력과 아이의 웃음이 띠는 전염성은 그런 순수한 즐거움 덕분이다. 아이는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은 누구든지 진심으로 사랑하며 아이의 기쁨에는 숨은 의도가 전혀없다. 마음에 응어리나 좌절된 기대, 억울함을 담아두지않고, 사랑을 순수하게 표현한다. - 본문 중


내가 아이의 순수한 미소를 통해서 치유받고 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 아이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이 순수함이 우리를 포용하고 맑아지게 만든다. 마음의 응어리나 좌절된 기대, 억울함이 없는 순수한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가득하다.그걸 지켜주는 게 어른들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 불만은 종종 문제 있는 감정 취급을 받는다. 공격적 에너지와 행동이 동반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만은 학습을 통해 지워버려야할 무언가가 아니라 이유가 있어 인간에게 내재된 중요한 감정이다.

불만은 일을 해결하려는 강력한 힘이자 변화를 부르는 감정이기도 하다. 불만에는 강력한 한 방이 있으며,
불만을 피하거나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애쓰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바꾸도록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어른이 될 때까지 아이가 의도와 의사 결정이라는 체계 안에 불만을 갈무리해 그 힘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도록 이끌 수 있다면
아이에게 큰 도움을 주는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는 성숙하고 책임있는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터이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바뀌어야 할 것을 고치는 책임을 맡을 줄도 알게 된다.

어른은 아이가 자기 안에 비축된 강력한 감정 에너지를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불만은 자신이 사는 세상을, 그리고 성숙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바꾸는 능력의 토대가 된다. - 본문에서


나에게는 약간의 트라우마같은 감정이 남아있다.
나 스스로는 기억이 안나지만 부모님이 내가 어릴적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어떤 아이를 때리려고 하다가 어른들이 보는 것을 보고 '예쁘다~'라고 바로 뺨을 쓰다듬었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를 초등학교 다닐때였는지 어릴 때 듣고 받은 느낌이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았다.

'나는 나쁜 아이구나'라는 생각.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죄책감을 이상하게 가지고 있었던 나였는데
아이가 갖는 불만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어린시절의 내가 나쁜아이가 아니라는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불만은 자신이 사는 세상을 바꾸는 능력의 토대가 된다'는 말이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는지 모른다.

아이를 이해하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른인 내가 '어린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니 참 재미있다.




수많은 육아서 속에서 이리저리 갈팡질팡할 필요없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육아, 그게 수많은 부모에게 필요한 마음의 여유가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