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도 마음이 불안정해질 때가 있어서 메모장에 적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읽는 리스트가 있다.
'육아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것'
육아하면서 세심하게 들어가면 챙겨야 할 일들이 이것 저것 많겠지만
큰 목차를 읽고 들어가는 것과 무작정 육아에 뛰어들면서 책을 뒤져보는 것과는 여유부터가 다르다. 나는 그 '여유'가 육아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흔들리거나 불안하거나 조급할 때)
임신을 했거나 임신을 준비할 때 불안하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아래 리스트를 읽으면 도움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큰 틀을 유지하고자 할 때 가끔 다시 읽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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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것>
임신
- 건강한 먹거리
-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 상태
- 나만의 집중할 수 있는 재미난 일거리
출산 후
- 어린이집 대기 올려놓기
- 모유수유 적응 (출산 후 1~2개월간)
- 아이가 잘 때 나도 잘 자기(책읽거나 핸드폰보지말고 절대 숙면)
- 영양보충 충분히
아이 6개월
- 아이 자기주도 이유식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즐겁게)
아이 돌
- 어린이집 알아보기 (걷거나 서기 시작하고 이유식에서 밥으로 넘어가면 어린이집에 보내도 된다)
아이 어린이집 적응 후
- 나의 휴식
- 산책
- 나의 경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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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리스트는 내가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첫째 15개월무렵에 둘째 임신을 계획하면서 썼던 내용이다. 육아는 할거리를 찾으면 찾을수록 너무나 많아서 멘붕오기 딱 좋다. 내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즐겁게 육아를 하려면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육아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큰 틀을 이해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진짜 중요한 내실을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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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임신했을 때에는 태교다 뭐다 미리 여러 가지 알아볼 시간도 많으니 어떤 분은 아~~~주 빡세게 열심히 미리 육아 서적을 섭렵하는 경우가 있고, 아니면 그저 마음 편안하게 육아 관련 정보에 노출이 되지 않다가 출산 후에 멘붕이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단, 위의 얘기는 첫째의 경우에만 적용된다. 둘째인 경우 첫째 케어도 해야 하므로 태교할 여유는 없음... 그냥 첫째와 하하 호호 즐겁게 놀고 맛있는 거 잘 먹는 게 태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가지 경우, 그러니까 준비를 과하게 열심히 했든 안 했든 둘 다 멘붕을 경험한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 없다. 우리는 겁을 먹는 게 아니라 준비를 하고 상황이 닥쳤을 때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니까.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상황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철저히 공부하는 모범생형
사실 요새 대부분의 예비엄마들이 이 유형인 경우가 많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크고 뭐든지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 슈퍼맘이 되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태교 책 찾고 육아 서적 찾고 온갖 노력 기울이며 준비를 해도 태어나서 아이를 재우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나 자신도 잠을 못 자면 이런 공부들이 소용이 없다. 적용시킬 정신이 없다. 잠을 못 자게 하는 고문, 그것만큼 무서운 거 없다.
여유롭게 임신기간을 즐기는 피서지형
이 유형은 임신 기간에는 심적으로나 누릴 것 많이 누리고 마음이 편안했으니 뱃속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이 갔을 것이다. 이 점은 매우 다행인데 출산 후의 멘붕이 될 상황에 대해 이때 미리 준비를 해놓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출산 후가 아니라 임신 때 수면 교육 공부를 부부가 함께 해야 하냐면
내가 첫째를 낳고 나서 조리원에서 밤새 똑게 육아를 읽었는데도 남편이 그걸 완벽히 이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니까 나조차도 무너졌었다.
그리고 첫째 때는 여차여차 수면 교육이 그나마 된 것 같은데 둘째가 태어나니까 다시 다 잊어버려서 지금 100일 지난 상태에서 다시 읽으려니까 잠연관이니 수면 의식이니 말들이 너무 머릿속에 잘 안 들어오는 거다. 출산 후에 몸은 회복 중이지 잠은 늘 부족하지(나는 둘째가 밤에 8시간 이상 잘 자주는 편인데도) 자꾸 깜빡깜빡하는 것 같다 보니 책을 읽고도 머릿속에 쏙쏙 안 들어오는 거다. 그래서 이게 뭔 말이야.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지레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니 수면 교육 공부는 임신했을 때 미리 부부가 같이 완벽하게 달달 달 외울 정도로 머릿속에 숙지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 같다는 게 지금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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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했을 때
- 내 몸이 우선, 입덧 때 잘 챙겨 먹고
- 보건소 잘 활용하고
- 즐거운 것, 하루하루 즐기기, 스트레스 노노,
맹목적인 태교와 육아 공부는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오히려 몰입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하는 게 더 건강하다. 아이에게나 나에게나.
- 출산 시 생길 수 있는 일들 경험담 굳이 찾아보지 말기. (불안감만 가중시킨다)
- 피곤하다면 굳이 베이비페어 갈 필요 없음.(가격을 아끼게 되는 게 아니라 몰랐던 신세계를 경험하고 더 지르고 올 수 있음. 살 거를 정하고 가면 합리적인 제품을 득템할 수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영업당하고 온다고 함.
나는 첫째 때는 갈 필요성을 못 느껴 안 갔고 둘째 때는 궁금해서 가보려고 했으나 내가 신나는 일들 찾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없어서 못 감. 못 간 거 별로 후회 안 함. 친구 따라 놀러는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마음먹고 가면 통장이 텅장될 거 같아 겁남. 아 친구가 임신하고 베이비페어 간다고 하면 필요 없는 거 사지 말라고 말리는 겸 놀러 가는 겸 갈 의향은 있음
- 이때 해야 하는 공부는 태교가 아니라 출산 후 아이 수면 교육에 대한 지식 습득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거 막상 닥치면 내가 잠도 못 자는데 공부하기 쉽지 않다. 멘붕오고 안아재우고 나도 못 자는 무한 지옥 루프로 들어가는 지름길임.
결론 : 임신하면
- 맛있는 거 골고루 먹고 (첫째도 영양, 둘째도 영양!)
- 마음이 불안한 생각에 빠질 틈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일(공부할 거리, 놀 거리, 일할 거리)을 하기
- 미리 아이 수면 교육 공부(똑게육아 읽고) 하기
- 의외로 출산 전에 미리 살 물건들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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