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방치해두었던 ‘게으르고 행복한 육아’ 연재를 다시 시작한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에서였다.
나는 둘째를 키우면 꼭 나만의 '심플'한 매뉴얼북을 만들어야지 다짐했었다. 둘째로 나의 육아가 끝난다면 이런 생각은 전혀 안했겠지만 나는 기본 셋째까지 낳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다.(기본이라하면...여유가 된다면 더도 가능한ㄱ....남편이 기겁하겠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감사한 점도 많지만 그로 인해 피곤한 점도 있다. 이미 겪은 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니... 그 때도 멘붕했지만 또다시 멘붕한다는 소리다. 나는 노력들여 했던 걸 또다시 되풀이하는 걸 질색하는 편인데 내가 메뉴얼을 안만들면 둘째 때, 그리고 셋째 때 또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공부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첫째를 낳고나서 나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걸 느끼고 충격을 먹었기도 했다.
나의 육아지론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고 할 수 있다. 이것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 희생한다는 건 딱 질색이다. 희생한다는 말의 이면에는 보상을 받고자하는 마음도 어느정도 깔려있기 때문이다. 보상을 받을 생각이 없더라도 그 희생에 대해 몰라주면 서러워지는게 사람이니까.
그러니 나는 나의 행복을 우선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즐겁게 지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게 육아는 수월해야했다. 필수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아이와 즐길 수 있는 수월한 육아. 정보가 넘쳐 이 얘기 저 얘기에 귀가 팔랑팔랑 흔들릴 수 있는 엄마들에게 심플하고 수월한 육아가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걸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싶다.
정말 개인적인 이유로 오로지 나를 위해서 시작했던 연재지만 곧 아이엄마가 될 나의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 더 나아가 먼훗날 아이엄마가 될 수도 있는 나의 두 딸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않으면서 즐겁게 육아하고 가족과 함께 행복을 누리길 바라며 이 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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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옛날 어른들은 아이를 하나 둘도 아닌 네다섯씩 낳아 기르셨는데 우리는 하나 키우기도 버거운 걸까.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깊이 해봤다. 요즘 젊은이들이 모든 게 풍족해서 인내심이 부족한 걸까? 예전에는 당연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일자리 증가가 원인인 걸까?
결론은 '이 시대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였다.
절대 우리들이 인내심이 부족한 것도 풍족함에 배가 불러서도 아니라는 얘기다. 옛날 어르신들이 지금으로 타임 슬립했다면 우리와 똑같이 아이 하나 낳고 기르기 버거워하셨을 것이다.
먼저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너무나도 많은 육아정보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다.
전통방식 육아가 아이를 위한 거라느니, 아이를 울려야 한다느니 도대체 뭘 믿고 뭘 보고 판단 내려야 할지 멘붕이 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결국 듣게 되는 얘기는 우리 엄마의 얘기나 주위 경험자들의 얘기, 그리고 내가 찾아본 정보에 한해서 나의 육아 루트가 정해진다. 미세스찐의 저서 '무조건 엄마편'에 나온 말을 인용하자면 육아는 그 엄마가 읽게 된 육아서 '팔자'를 따라간다는 것이다.
얼마나 위험하고 도박 같은 것인가. 어떤 엄마는 운이 좋게 좋은 책, 그리고 자신의 육아관에 맞는 책을 찾아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육아를 하는 반면 어떤 엄마는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 한 몸 희생했는데 고생길을 걷게 되는 거다. 얼마나 불평등한 걸까. 정보를 식별해내는 것도 능력이라지만 우리에게는 그것도 시간 싸움이고 운빨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나마 운이 좋게!! 좋은 책, 그리고 쉬운 육아의 길을 알게 된 내가 이 글을 정리해서 작은 도움이나마 나눠야겠다 마음먹은 것이다. 지금 2시간째 푹 낮잠을 자고 있는 둘째 아이 옆에서 타자를 치며 나는 솔직히 육아한다고 어디 가서 말하기 약간은 민망하리만치 내가 하고자 하는 걸 대부분 다 불편없이 하고 있다.(그리고 앞으로 한 시간 정도 더 잘 테니 나는 또 다른 글을 쓸 예정이다.)
이런 여유시간과 꿈을 향해 나아갈 열정을 모든 엄마들이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플한 육아가 가능할까?
오 예쓰!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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