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내 마음을 흔든 책 제목을 보게 되었다.
하지 않는 육아.
육아에 대한 부모의 부담은 정말 크다. 아이를 낳으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무거운 부담감은 이미 가지고 시작하는 것임에는 당연하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크게 부담이 되는 것은 금전적인 부분이겠지만 어느 정도 주위 말에 흔들리지 않을 강한 심지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금전적인 것은 둘째요 첫 번째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일까'라는 두려움이다.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찬 시대이자 아이 키우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 시대에 이렇게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이 정말 큰 부담이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 부모들은 최선을 다해 나의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자 한다.
그런데 잠깐만....
왜 옛날 부모님들보다 우리들이 더 힘든 거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된 것일까 궁금증이 생겨난 적은 없는지.
옛날에는 단칸방에서도 다섯 남매 여섯 남매 키우셨다는데 우리는 하나 키우기도 벅차다. 우리들의 정신력이 약해진 걸까? 너무나도 좋은 세상에서 살게 된 우리들은 그 어떤 작은 힘듦도 견디지 못하게 돼버린 걸까?
우리는 옛날 부모님들보다 훨씬 힘든 게 맞다. 정신력이고 뭐고 다 떠나서 너무너무 힘든 시대다.
우리들에게 그 고됨을 느끼게 한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과다정보'들이다. 이것도 맞다, 저것도 일리 있다, 아니다 사실은 이게 진리다라며 우리네 부모들을 흔드는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고야 만다. 똑똑한 부모들은 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양가 부모님과 주위 친구들의 얘기까지 합하면 차라리 산속에서 애를 키우는 게 심적으로 안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산속으로 가는 것마저 주저하게 되는 것은 내 아이가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두려워서다. 부모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누려온 것 이상의 것을 아이에게 주고 싶어 한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이. 지금 우리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아이에게는 그 어떤 걸 주어야 우리가 만족할까. 그리고 아이에게도 미안하지 않을까.
끝도 없는 욕심을 부리듯 우리는 완벽한 아이 인생을 설계하려고 하면서 더 지쳐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즘, 육아를 위해 육아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하거나 등등의 아이를 위한 그 어떤 선택을 한 모든 부모들이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온전히 아이에게만 집중하려고 한다. 모든 에너지를 아이를 위해서만 쏟으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받을 것만 같은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위한 시간을 쓰는 것을 사치라고 여기는 문화에서 육아에 지친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을까. 지쳐서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있진 않을까.
우린 여기서 과도하게 아이'만'을 바라보고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육아의 위험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칼퇴라는 말 자체가 없어져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시 퇴근을 안 하는 경우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만 그게 지켜지게 되는 걸까. 육아에서 벗어나 엄마, 아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치가 아니라 나라에서 필수적인 항목으로 만들어서, 안 지켜지면 아이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반드시 1주일에 몇 시간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생겨야 보편적으로 지켜지게 될까.
너무나 과도한 기대와 행복을 아이를 위해 만들어야지 하는 부담감은 떨쳐내고 멀리 보고 잠시 멈추어서 생각할 때가 아닐까. 우리는 좀 더 아무것도 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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