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아이가 학원에 다니는 것에 대해 별 이상하다는 느낌을 못 받는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게(영어 유치원, 피아노 학원, 놀이 학원 등도 포함하여) 너무 과하지 않나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일본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 생활했을 때 주위 친구들 중에서 학원에 다닌 아이는 한두 명뿐이었다. 한 친구는 피아노와 주산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또 한 친구는 체조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부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고 그냥 아 그렇구나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오자마자 나는 좋아하지도 않은 피아노 학원에 넣어졌다. 동네에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논다는 이유로 그 아이와 못 어울리게 하기 위한 엄마의 방책이었다. 그 이후로 수학학원, 영어학원 등을 다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방과 후에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친구와 만날 수가 없어서 학원에 간 것도 있었다. 그런 게 일반적이라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슬프기도 하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지금은 내가 어렸을 때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되고 있다. MOOC으로 하버드 강의도 들을 수 있고, 칸 아카데미도 있으며, 심지어 유튜브로는 세계 각국의 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정보를 잘 골라내는 안목만 있으면 무료로 양질의 공부를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대인데 우리의 사고는 아직도 옛날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예전에 지인이 이런 말을 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무료로 하는 교육 중에 양질의 교육은 없어'
예전에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요새는 질이 좋지 않아도 버젓이 유료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콘텐츠도 수두룩하다. 싸니까 비지떡이라는 생각은 요즘 세상과는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학원에서 돈 주고 배워야만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안 그래도 돈이 없는데 아이 교육비라는 큰 부담을 지고 있다. 아이 교육에 돈을 아끼면 매정한 부모라는 듯이 불안에 떠는 부모를 겨냥한 마케팅은 부모의 돈을 긁어모은다. 어려운 출판계 속에서도 항상 상위 매출 일등공신은 교과서, 학습 교재, 영유아 학습책 들이다.
정말로 필요한 책은 사되 사교육에 휘둘리지 않는, 돈이 들지 않고도 양질의 교육 기회를 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내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누렸으면 좋겠다. 경쟁을 해서 내 아이만 좋은 정보를 얻고 싶다는 생각을 결과적으로 내 아이에게 좋을게 하나도 없다. 내 아이의 주위 친구들이 우수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넘친다면 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의 레벨을 올리려는 생각은 결과적으로는 내 아이에게도 더 좋은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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