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거 참 쉽다. 아니 어쩌면 생각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실천으로 가는 게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실천으로 가기 전에 힘을 다 빼버린 게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머릿속에서는 이 생각 저 생각하고 나면 지쳐서 누워만 있고 싶을 때도 많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몸이 나의 생각을 못따라오고 있다는 걸 말이다. 단지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은 게 결과가 없다는 것만 말하는 게 아니다. 이게 점점 심해지면 몸도 정신도 갉아먹는다. 몸이 더 무거워진다. 물리적으로 몸이 불어서 안움직인다는 의미보다 더 무섭다. 나는 이렇게 중요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게 내 온 몸을 지배한다. 실천은 안해도 언젠가는 한다는 마음만 먹는다. 그리고 시간은 흐른다. 나도 이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이것만큼 무서운게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탁상공론을 하고 아무런 해결책이 없는 걸 무엇보다도 싫어하던 나였는데 그걸 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 끔찍할 수 밖에 없다. 움직여야 한다. 실천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몸을 움직여 실행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그게 나의 경험으로 쌓여서 생각이 다시 재정립된다. 나는 내가 뭔가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던거다. 준비만 주구장창했던거다.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하고 다시 생각하고를 반복했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도 모르고 꽤 오랫동안 그랬었다. 내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봤다. 최근것부터 점점 거꾸로 떠올려봐야겠다. 씽큐베이션 2기에 합격한 것, 일단 씽큐베이션 2기에 신청한 것, 서울시 마을 공동체 사업 블로그 기자단 신청하고 활동하게 된 것, 50+ 센터에서의 부모님 자서전 만들기 4주 강의를 신청한 것, 아직 결과는 어찌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글쓰기 강의계획서를 제작해본것, 고민하던 것들을 물어볼 기회를 잡으려고 연락을 취했던 것, 그리고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소중한 시간들, 거절당한 나의 시도들, 그러면서 미련을 떨쳐낼 수 있었던 일, 나에 대해 몰랐던 걸 또 새롭게 알게 된 일, 내가 조급했고 동료를 찾고 싶었던 이유가 나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였다는 것, 그걸 알게 되면서 더 명확해진 것들, 걷기라는 걸 내 평생 친구로 갖게 된 것, 그렇게 함으로써 운동과 명상 두가지에 대한 미련이 해결된 것, 한달간 매일 영작하면서 영작을 계속 해야겠다는 용기를 받게 된 것, 이 모든 것들이 생각만 하던 작년에 비해 너무나도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실천이 어려운 것은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실패가 두려워진걸까. 최근에 본 책들에는 너도나도 실패를 해야 경험이 쌓인다고 실패를 격려하는데 말이다. 성공을 하는 방법은 쉽다고 스노우폭스의 김승호 회장이 얘기했었다. 즉 성공할 때까지 시도하고 실패해보면 된다고 한다. 그 실패가 두렵다면 데미지가 적은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는 방법도 있다. 아예 처음부터 자본이 많이 드는 사업을 실패해보라는 게 아니라 돈이 거의 안드는 실패를 해보는거다. 그리고 그 실패를 해도 우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안심을 줘야 가능하다. 이 하루 1포스팅 실천도 실천하기의 일환이다. 단순히 나는 글쓰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고만 있었을 때는 상상도 못하던 것들을 하고 있다. 매일 글쓰기는 하기 귀찮아서 계속 미루다가 어느 날 시작된 것이다. 만약 내가 계획만 세우고 아직 글을 하나도 안쓰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나는 씽큐베이션 2기 신청도 못했거나 책읽고 글쓰는 걸 이렇게 매일 할 수 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마음이 내키면 책읽고 마음이 내키면 글쓰고를 반복했을 것이다. 가끔씩 쓴다는 건 운동을 1주일에 한번만 하면서 몸짱이 될거야같은 느낌이다. 나는 내가 기회만 오면 잡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을 하고 내공을 쌓지 않는 이상 그럴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회가 와도 내가 잡을 수도 없고 기회인지도 모르고 날렸을 것이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다시 또 실천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하루에 한 개씩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나보다.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거나 졸린 상태에서는 글을 쓰는게 평소처럼 되지 않는다. 그러니 더더욱 직접 해보고 경험을 쌓아야겠다. 나는 이걸 해봤으니 똑같을 거라고 자만하지 말고 그저 행동을 해야겠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실천의 기회들을 날렸을까. 생각만 하고 나의 게으름을 못느꼈던걸까. 내가 지금도 몰랐다면 어땠을까. 단지 한발자국 내딛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실천을 해야 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을까. 알지만 하지 못한걸까. 나의 못다한 실천이 이제는 마음껏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행동으로 옮겨보면서 방향이 수정되기도 하고 실제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생각만 하고 글만 쓰는 걸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생각에 압도되지 않을 것이다. 부딪혀보면서 성장할 것이다. 실제로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갈 것이다. 새해만 되면 다시 작년에 계획 세웠던 걸 다시금 꺼내는 건 그만하려고 한다. 그 순간에 행동으로 옮기고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다. 생각만하고 행동을 안한다는 건 멈춰있는 것과 같다. 러닝머신에서 제자리걸음하는 것과 같다. 그걸 알게 되어 다행이다. 글을 쓴다는 것도 실행의 일종이지만 아주 작은 행동에 불과하다. 책에서 읽은 것을 느끼고 그 느낀 걸 쓰고 썼던 것을 일상에 적용해야지 책을 온전히 읽었다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책만 읽는 사람, 그리고 생각만 하는 사람으로 머무르기 싫었다. 그래서 아이 한복도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책을 읽고 영작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책을 읽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려고 신청했던 것이다. 그림을 그려야지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이모티콘도 만들고 매일 그림을 끄적여야겠다. 이제는 내가 나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알게 되었으니 좀 더 나를 믿어줘야겠다. 내가 하는 일들을 단순화시켜서 할일들에 압도되지 말아야겠다. 압도되어서 중도에 포기하는 일도 만들지 말아야겠다. 좀 더 나를 믿어야한다. 내가 나를 믿어줘야 남들도 그런 나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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