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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주인되기

기분좋은 습관, 꾸준함이 일상이 된다는 것


  사람은 꾸준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한가지를 오래 해야 빛을 발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단정지어버린 건 말입니다. 이것 저것 여러가지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한가지에만 올인하라는 말은 고문과도 같았습니다. 한가지를 하다보면 다른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궁금증이 생긴 상태에서 그걸 억누르고 처음 하던 일을 이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나의 관심사는 다방면으로 퍼져있었고 그런 사람에게 세상의 시선은 차가웠습니다. 아니면 타인은 정작 나에게 큰 관심은 없었는데 나 스스로가 나에게 엄격한 잣대를 댄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지금에서야 듭니다. 그러다가 내가 꾸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 동안 여러가지로 퍼져있던 나의 관심사를 분야별로 나누어서 포스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면 꾸준하지는 않아도 그 포스트에는 같은 분야가 쌓이고 쌓여가는 겁니다. 각자 카테고리별로 쌓이는 속도는 다르지만 쌓이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었습니다. 한 카테고리는 어떤 때에는 일주일 내내 글이 올라오지만 어떤 분야는 한달에 한 번씩 업데이트가 되곤 했습니다. 매번 이 패턴이 유지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1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서 본다면 내용이 쌓이는 카테고리가 몇가지 됩니다. 그걸 계속 유지한다면 나에게는 꾸준히 쌓여가는 무언가가 몇가지 생기는 게 됩니다. 그렇게 나만의 꾸준함을 만들어가니 조급함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모든 것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걷기를 매일 하게 된 덕분이었습니다. 운동이라는 걸 시간이 나면 해야하는 것이라고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걷기로 달라졌습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3번정도하는 게 정석과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겁니다. 건강검진 설문에도 '일주일에 3번이상 하루 30분이상의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일주일에 3번 운동하는 것은 권고사항이고 그 이상을 하는 사람은 진짜 여유가 많거나 운동에 중독된 사람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렇다면 걷기를 매일 최소 1시간씩 하는 저는 운동 중독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아직도 걷기외의 운동에는 재미도 못느꼈고 할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걷기라는 꾸준함이 저의 몸에 셋팅된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정신이 없어서 걷기를 못하고 하루를 마무리할라치면 남편부터 "오늘 못 걸었지? 나갔다와"하며 두 아이를 도맡아서 재웁니다. 이건 제가 부탁을 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완전히 습관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루에 한시간은 걸어야 한다는 걸 어필했던 처음에는 당연히 남편에게도 별 영향이 안갔을 겁니다. 그런데 1달을 악착같이 걸으려고 추운날에도 밤에도 나가는 저를 보면서 남편은 점점 저라는 사람을 '걷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만 나면 나가서 걷고 오겠다고 했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그리고 육아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나가지 못한 날은 제가 약간 날이 선 모습을 보여줬을 겁니다. 그러다가 걷고 온 다음에는 기분이 한결 나아져서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부드럽게 대하는 저를 보면서 더욱 남편의 생각은 굳어졌을겁니다. '아, 아내가 매일 걸어야 컨디션이 좋아지고 집안의 평화가 오는구나'라고 말입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처음에는 엄두도 못냈던 것들이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 그걸 안하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신호가 옵니다. 뭔가 빠트린 것만 같은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습관적으로 오후에 먹던 쿠키를, 식후에 마시던 커피를, 금요일 밤에는 치맥을 습관처럼 '꾸준히' 찾게 되는걸지도 모릅니다. '습관'이란 단어를 구글이나 이미지 사이트에서 치면 대부분 나쁜 습관에 대한 이미지들이 뜹니다. 담배나 폭식이나 단 것들을 먹는 사진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꾸준하게 좋은 걸 내 좋은 습관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어렵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내 습관이 되면 초코렛이나 커피를 끊기 힘들듯이 끊기 힘들어집니다. 친구가 내일 만나자고 해도 먼저 항상 하던 나의 습관을 셋팅한 후에 친구 약속에 나간다든지 말입니다. 습관은 내 몸에 박히면 무섭도록 없애기 힘듭니다. 나쁜 습관이면 '역시 습관이 무섭다'면서 포기해버리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습관이 나에게 박혔다면 우리는 신나서 더 많은 좋은 습관에 중독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걷기에 푹빠진 것처럼 말입니다. 걷기가 습관이 되고 나의 꾸준함으로 자리를 잡으니 자기 효능감이 높아졌습니다. 걷기도 이렇게 반년이나 꾸준히 하고 심지어 즐거워지기까지 했으니 다른 것도 꾸준할 수 있겠다라는 나의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런 작은 성공이 또 다른 작은 성공을 만들어내고 싶어 몸을 근질근질하게 합니다. 작은 성공들이 모여 엄청난 좋은 습관으로 똘똘 뭉친 내가 되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이 습관들은 억지로 꾸역꾸역하는게 아닙니다. 그냥 밥먹고 양치하듯이 목마르면 물마시듯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됩니다. 그게 일상이 되니 남들은 쉽지 않아서 겨우겨우 마음먹고 하는 일이 습관이 된 사람에게는 놀이처럼 즐거움이 됩니다. 제가 걷기가 꾸준해졌고 하루1포스팅은 지금 습관으로 형성하는 중입니다. 걷기의 초반에도 약간의 지루한 정체기가 있었습니다. 오래 걸으니 골반도 아픈 것 같고 그냥 누워있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걸 그만두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싫었습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곤 아무것도 안하던 나도 돌아가기 싫었습니다. 그러면서 매일매일 운동해야지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습관화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마음만 먹고 실천을 안하는 생활을 반복하던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매일 찝찝했습니다. 해야할일을 미루기만 하고 빚진 것만 같은 기분일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듭니다. 그래서 기분이 울적했었고 그럼에도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때가 길었습니다. 그걸 깨트려야겠다 느끼고 걷기를 시작하던 때, 정체였을 때, 그리고 걷기의 재미를 알게 되었을 때를 기억합니다. 이젠 걸으면서 골반이 아프다던 과거의 내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한시간 걸은 것뿐인데 왜 3시간 쉬지 않고 걸은 사람의 고통처럼 힘들어했지? 그 때는 그만큼 힘들었었나? 얼마나 체력이 저질이면 1시간도 안걸었는데 골반이 아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글쓰기는 예전부터 내가 힘들어하지 않았었지만 하루 1포스팅을 하면서부터는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글감을 생각하는 것도 일이고 그보다 평소보다 더 길게 쓰는 게 너무 머리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이 고통도 얼마 지나면 걷기가 식은 죽 먹기 되었듯이 1일1포스팅 글쓰기도 식은 죽먹기처럼 될까. 걷기도 가능했으니 1일1글도 가능하다고 확신하다. 꾸준함이 일상이 되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즐겁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