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답답해하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내가 답답한 것들에 대해 정리하다보면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뭘 해야할 지 생각도 정리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답답한 게 많아서 할 게 너무나도 많다. 우선순위를 잘 정해서 중요하고 급한 것부터 해야겠다.
1. 내가 답답한 것
(1) 왜 양질의 시간제일자리는 없는거지?
경력단절이 아니라 우린 엄청난 경력과 잠재성이 있다고!! 경력단절이라는 표현을 정말 쓰기 싫지만 자기 분야, 배우고 싶고, 알고 싶은 분야를 더 공부해서 열정을 불태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에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제공만 해줘도 한 가정과 개인의 행복도가 높아질 것이고, 고급인력(!)의 노동력이 쓰임으로써 우리나라 경제활성화에도 기여가 된다고 확신하는데 그걸 못끌어내고 있는 정부가 답답했다. 근데 오래고민하다가 정부차원에서 공무원이(부정부패방지를 위해 2년마다 부서를 옮겨가야 하는) 할 수 있는 일이란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결론에 다달았다. 그들이 좋은 정책을 낸다면 정말 고맙고 시민이 선거를 통해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건 알지만 2년마다 부서가 바뀌는데 뭔수로 그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움마저 들었다.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세상을 좋게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뭔가를 하길 기대하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인 이타주의자가 되어서 큰 이윤을 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기업(1인기업도 포함해서)이 많아져야 한다였다.
(2) 가족과의 관계로 고통받는 사람의 수가 너무나 많다
우리의 불안과 고통의 근원에 대해 나열하면 끝도 없겠지만 크게 돈 (집, 교육비, 노후자금, 부모님 부양 등등....) / 건강 / 가족 문제 (대화단절, 관계 등등) / 나의 행복과 꿈에 대한 고민 / 불안정한 일자리(배우자와 나, 그리고 그 외 가족의...) 인 것 같다. 사실 이것들이 얽히고 얽혀 있어서 하나인 듯 여러개인듯한 느낌도 든다.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경제활동을 한다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건강과 가족 문제로 불안이 줄어들 수도 있을것이다. 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의 관계 문제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로 인해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까지 안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도 일때문에 힘든 것보다 사람관계때문에 더 힘들다고들 하니까. '문제 해결'을 사랑한다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했다.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간의 문제를 나열해보면 시부모님과의 관계 / 부모님과의 관계 - 서운함, 대화단절, 어린시절의 상처 / 자식과의 관계 - 부모의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모르는 데에서 시작 / 배우자과의 관계 - 대화부족 / 형제자매간의 관계/ 이 중에 우리를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게 부모님과의 관계인것 같다. 사실 시부모님과의 관계도 힘들수도 있지만 배우자가 자신의 부모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풀어낸다면 어느정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부모님과의 관계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을 해봤다. 또 다시 '나를 제대로 알기'라는 결론이 났다. 대화가 단절되어서 부모님과 문제가 있는 경우 다시 억지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해서 오래 묵은 상처가 씻기기는 어렵다. 나 역시도 너무나도 오래 걸렸고 부모님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바뀐게 아니라 '내'가 바뀐거였다. 그렇다고 내가 인내하고 내가 희생해야한다는 게 절대 아니고 내가 무엇에 상처받았고 무얼 원했는지에 집중하니까 정확한 걸 요구하거나 아니면 싸움이 될 수 있는 다툼을 피할 수 있었다. 지금 엄마한테 '내가 그때는 그런게 서운했어요'라고 말해도 제대로 감정표현에 서툰 엄마는 '그럼 이제와서 어떻게 하란 말이냐..'하며 억울해 하신다. 그 얘기를 들으면 나도 상처받고 엄마도 상처받고 누구하나 이기는 사람 없는 결과밖에 안된다. 그래서 더더욱 '나를 제대로 알기'와 '건강한 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부모님과의 관계만 좋아져도 스트레스받을 시간에 우린 더 많은 시간을 더 재미난 일, 멋진 일을 하는데 보낼 수 있다. 아 얼마나 행복할까!!!
(3) 뭘하고 싶은지 모르는 어른들, 아이들이 늘어나는 사회가 무섭다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무기력한 어른들 속에서 그 싹이 잘리고 있는 것만 같다.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또 무기력한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고 무서워진다. 반대로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가진걸 다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멋진 나라가 될까하는 기대 또한 크다. 어릴 때 꿈많던 나의 여동생은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서 코딱지만한 월급 아껴가며 취미생활하고 있다. 그런 월급받으면서도 잘릴까봐 능력을 인정못받을까봐 야근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거 보면 화도 나고 슬프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빛을 잃어가고 있는걸까. 우리 아이들이 자랄 때도 그런 어른들이 많다면 아이는 무슨 희망으로 살아갈까. 나는 헬조선이라는 말로 지레포기하기 싫다. 이민을 결정할만큼 돈이 많지도 않고 이번 생을 포기할 정도로 한국이 싫지도 않다. 사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한국이 너무너무 좋다. 좋고 애틋해서 포기하기 싫다.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으니까 나는 이 아이들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친구들이 살아갈 한국이 더 나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타적인 사람이라 그런게 아니라 정말 이기적인 인간이라 그렇다. (나는 봉사활동도 하기 싫어하고 기부도 한 적이 없다. 물론 지금도 안하고 있다....자랑은 아니지만....) 우리아이만 잘산다고 우리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까?우리 아이의 친구가 될 주위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도 그 좋은 영향을 받아서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인 것이다.
2. 내가 하고 싶은 것
(1) 재정관리에 자신이 있다.
나는 재정관리에 자신이 있다. 적은 월급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었던 건 내 욕망을 끝장볼 때까지 들여다보고 돈에 대해, 내 꿈과 노후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했던 것은 가로저축이었다. 흔히들 통장 쪼개기라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 깊이 나의 욕망과 마주하기 위해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재정관리에 관한 것은 다음 번에 제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2) 좁은 집구석을 영감이 솟는 공간으로!
내가 전공을 건축학으로 선택했던건 어쩌면 우연이었고 어쩌면 필연이었을 것이다. 집순이인 나는 좁은 내 집을 어떻게든 매력적인 그리고 영감이 팍팍 샘솟는 공간으로 바꿔야했다. 하지만 돈이 없다. 남편은 이사가면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했지만 그 이사는 언제가나요....기약없는 이삿날...미친 X의 서울 집값....그래서 나는 좁은 집안구석을 천천히 바꿔나갔다. 근데 문제는 지금도 진행중이라는거다...'강제 미니멀리즘'이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바꿔가는 재미가 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3) 그림을 그리고 싶다
나에게 그림은 아련한 옛 애인같은 존재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나는 어린이집에 다닐때까지 그림그리는걸 정말 좋아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그림을 너무 잘그리고 싶은 나머지 겁이 나기 시작했다. 잘 못그릴까봐... 내가 원하는 그림이 안나와서...그래서 그 이후로 그림을 안그리기 시작했더니 아직까지도 선하나 긋는게 그렇게 겁이 난다. 글쓰기를 하나도 못했던 내가 고1때부터 글쓰면서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게 된 반면 그림을 좋아했던 나는 그림을 안그렸던거다. 그래서 지금까지 못그리고 있다. 글쓰기처럼 그냥 두려움을 버리고 계속 그림을 그렸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한다. 그래서 후회하기 싫어서 이제부터라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
(4) 그 외에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각들
관심사가 너무나도 많아서 산책할때마다 자꾸자꾸 이런 저런 일을 벌릴 생각이 넘친다. 그래서 사실 어떨때는 행복하다가도 어떨때는 스스로가 피곤해진다. 나는 지금 건강(잠, 운동)과 마음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차근차근히 내 실력을 키우고 꾸준히 결과물을 만들어야하는 시기인 것 같다.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건강도 잘 챙기면서 즐기면서 이 모든 것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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