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8.22 고2
내가 아주 오랜만에 이 노트를 찾은건 '완두콩'이라는 책을 읽고나서였다. 예전에도 정헌재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 때 본 내용은 거의다 사랑, 이별 등 고리타분한 주제뿐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흔한 글이구나', ' 이 사람은 늘 가슴 아픈 사랑만 했나?' 싶을 정도로 코웃음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시련당한지 얼마 안되어서 우울할 때 읽으면 하루 종일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내용말이다.
지금의 나) 지금이나 그 때나 닭살돋는 사랑얘기들은 눈꼴시려워 했었구나.
그런데 그의 2번쨰 이야기는 사랑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생, 친구, 가족 등 나에게 와닿는 내용들이었다.
"좀 평평한 길이 없을까"하는 나의 질문에 완두콩은 이렇게 얘길해주었어.
"그럼 다시는 니 무릎이 접혀지지 않을지도 몰라. 넌 뻣뻣한 나무 사람이 될지도 모르지."
이제 넌 움직일 수 없구나!
그래 이제야 하늘을 좀 제대로 볼 수 있는걸
야-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하지' 쯧쯧...
난... 우물 파는 걸 즐겨... 모두 다 성공을 위한 우물을 판다고 생각하지 마라. 모두 다 그런게 아니라니까
새 상자가 생겼어. 하하하
저 상자들도 모두 새 것이었다는 걸 기억하니...?
내가 완두콩에게 이렇게 물었을 때 "시간을 멈출 순 없을까"
역시나 완두콩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주었어 " 너에게 오는 시간들을 온전히 잡아보렴"
"지금 이 시간을 붙잡아 멈출 수는 없을까?" 나의 물음에 완두콩은 간단한 대답을 해주었어
"너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에 시간이 멈추어버린다면 어쩔래?"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이 두 가지를 맛보면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때는 어떤 글귀가 내 마으믈 적실까... 그 땐 한 층 성숙해져서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던 사랑얘기도 가슴저리게 느껴질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완두콩'을 덮었다. 그런데 문득 해보고 싶은 게 떠올라 다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혼나 영화보기'!!!
아직도 혼자 영화보러가는 것은 너무나도 암울하고 쓸쓸할 것이라는 생각이 약간 자리잡고 있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읽을거리(만화책, 소설책 등)와 간단한 필기도구를 가지고 가까운 시일 내에 혼자 영화보러 갔다와야 겠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볼까, 아니면 다른 영화를 볼까. 고민된다...)
아무튼 이렇게 한글자 한글자 써 내려갈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 앞으로도 계속 써나가고 싶다. 나의 이 노트가 10권이 넘어가고.. 가끔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보는 그런 소중한 보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10권이 넘어가면 책걸이라도 해볼까?(나 혼자서? 1권을 넘길 수 있을지도 걱정되는데 말이지)
아참! 나의 노트에 이름을 붙여야겠다.
'이' 노트가 아니라 뭔가 특별한 이름으로...
읽어보고 싶은 책
콘트라베이스, 비둘기(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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