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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아이교육

공교육에 기대하는 것

[북리뷰]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바꿔라 - 베나 칼릭, 앨리슨 츠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데 학교 교육은 이전과 그대로라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학교 교육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숙제를 해야 하고 입시 준비를 위한 선행을 해야 한다 말한다.

그리고 불안한 엄마들이 더욱 열심히 아이 교육에 발들여야 아이를 위해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 슬프고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부모가 되려면 3~4년이 지나야겠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31개월짜리 아이와 아직 뒤집지도 못하는 4개월짜리 아이를 키우며

어떤 게 아이를 위하는 길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아이 교육에 목매는 엄마이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기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내게 좋은 기회였다. 제목대로 모든 공교육이 학생 중심이었으면 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라는 생각이 들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읽었다.

눈길을 끈 부분은 16가지 마음습관이라는 개념이다.

 

이 습관들은 '소프트 스킬' 또는 '비인지적 스킬'이라는 용어로도 흔히 불리는데, 그런 이름만 들었을 때는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기술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사실은 고도의 인지적 의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키우기 힘든 기술에 속한다. 근본적으로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신중하고 사려 깊은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내면의 나침반이다. (중략)

교사와 학생들 모두가 마음습관에 능숙해지면 각 상황에서 어떤 유형의 습관이 필요한지 매번 돌이켜 따져보지 않고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다른 습관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습관도 연습을 많이 할수록 무의식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 본문 중에서

 

16가지 마음 습관

1. 끈기 있게 매달리기 - 포기하지 마라!

2. 충동 조절하기 - 서두르지 마라!

3.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듣기 - 타인을 이해하라!

4. 유연하게 사고하기 - 다른 측면에서 보라!

5. 내 생각에 대해 생각하기(메타 인지) -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라!

6. 정확성과 정밀성 기하기 - 한 번 더 확인하라!

7. 질문하고 문제 제기하기 - 정말 그런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8. 과거의 지식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기 - 배운 것을 활용하라!

9. 정확하고 명료하게 생각하고 대화하기 - 명확히 말하고 행동하라!

10.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자료 수집하기 - 본능을 활용하라!

11. 창조하기, 상상하기, 혁신하기 -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라!

12. 경탄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 해결하는 과정을 즐겨라!

13. 위험부담이 있는 모험하기 -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라!

14. 유머 찾기 - 유쾌하게 웃어보자!

15. 상호 협조적으로 사고하기 - 협력하라!

16. 지속적인 배움에 열린 마음 갖기 - 경험에서 배워라!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16가지는 이름은 마음습관이고 소프트 스킬이라고 했지만 정말 키우기 힘든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서 이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몸에 '습관'으로써 익혀져 있어야 필요할 때 자동으로 나올 테니 말이다.

마음 습관을 결합한 개별 맞춤형 학습의 특징에서 학생들이 지휘하는 활동(프로젝트 해결)이며 교과지식과 여러 교과에 걸친 다면적인 역량을 모두 키운다는 점을 보면 미래의 교육에 관한 다큐에서 봤던 STEM 교육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별 맞춤형 학습을 수행하는 학생들은 이렇게 되고자 노력한다라는 부분을 보면

-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상가

- 유능한 소통 전문가

- 협력자

- 기업가

-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사람

- 피드백을 선뜻 받아들이고 성찰하는 사람

- 리더

- 마음이 열린 사람

- 자기 주도적 학습자

- 모험하고 도전하는 학습자

라고 나와있는데 이것이야 말고 지금 앞서 나가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게 없으면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필수적으로! 필요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개별 맞춤형 학습이란 모든 학생들이 서로 다른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책에서의 대답은 '한 교실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학생들은 각자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것이다'였다.

 

많은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이 걱정하는 것이 개인 맞춤형 수업이 진행된다면 어떻게 일일이 지도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결과에 대해 등수를 매기는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개인 맞춤형 수업이 추구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회에 나와서 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그 어떤 결과를 내고자 고군분투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에 세계 1위 또는 그 분야의 1위를 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의문 들었다. 우리가 매출 1위의 어떤 기업만이 가치가 있고 그 아래에 속한 기업은 쓸모없다고 생각할까? 매출이라는 것도 시기에 따라 들쭉날쭉할 수도 있고 매출이 아닌 더 의미 있는 사회적 기여를 하는 기업들도 많은데 말이다.

 

우리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베스트셀러 작가를 비교해서 누가 더 대단하고 뛰어난가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이제 정말 교육에서부터 등수 매기기를 멈출 때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들었다. 수업에서 추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기준선을 넘는다면 pass 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다음은 수업에서 추구한 것을 가지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지 어디에서 막히고 어디에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인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이 부딪힌 문제점에서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옆에서 다독여주는 마라톤 코치가 되는 것에 온 힘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라톤 코치가 넘어진 선수를 대신 일으켜 세우고 업어서 달려줄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인생 또한 그렇다.

교사는 진도를 빼고 채점을 하고 서류를 정리하고 퇴근시간만을 기다리는 그런 직업으로 멈춰 서서는 안 된다. 열정 있는 교사도 오지랖이라며 기를 죽이는 기존 관례는 큰 문제가 있다. 이런 관례에 도전하고 학생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가슴이 따뜻한 교사들을 응원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윗선에서 내려온 공문대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1년을 운영하기를 교사에게 바란다면 아이들은 교사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아이들 다수와 한두 명의 선생님이 존재하는 교실에서 학생 중심의 수업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능하고 또 당연히 그런 방향으로 교육이 옮겨 가지 않는다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점, 높은 등급, 입시, 좋은 대학, 대기업 취직과 같은 것만이 목표였던 지금까지의 교육이 낳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회생활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대부분의 것을 포기해버린 무기력한 어른을 더 만들어내는 것 밖에 못하지 않았는가.

 

제발 학생중심의 수업으로써의 '사교육'이 성행하지 말고 공교육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학생중심으로 수업을 바꿔라

#STEM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