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을 쓰고 나는 머니멀리스트냐 물으신다면 나 역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이라 소개하고 싶다.
언젠가는 저렇게 심플하게 꾸미고 살고 싶다고 열정을 불태우지만 집에 어지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 경우 미니멀리스트의 길은 멀고도 험난해져만 간다.
일본에서 미니멀한 삶이 유행한 건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쌓아두며 살아오다가 그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순간, 사람들은 묻기 시작한다.
'이 물건이 진짜 나에게 필요했던 걸까?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물건들을 쌓아온거지?'
우리나라에도 미니멀한 삶이 열풍으로 다가왔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미니멀하게 만들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의 '극적인' 사건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 예쁘다.' '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만으로는 매일의 일상에서 쌓여가는 습관(어지르는)을 이기기 쉽지 않다.
'나는 미니멀하게 살고 싶은데 남편이 맥시멀리즘이다. 남편을 갖다 버려야 미니멀이 완성되겠다.'라는 말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이가 있다면 더더욱 미니멀한 삶은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블로그'의 주인(일본인)은 육아를 하면서도 가능하다고들 하는데
그들은 이미 한차례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도 내면을 미니멀로 '디톡스'한 이가 아니던가.(책까지 낼 정도로)
곤도 마리에가 미국이나 서구권을 강타(!!)한 이유는(넷플릭스에도 그녀의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고)
서양사람들의 동양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손 합장하고 눈을 감고 명상하는 등등)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곤도마리에 책을 봐도 알 수 있고 영상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일단 곤도 마리에는 어질러진 의뢰인 방에 가면 눈을 감고 물건들(!!!)에게 인사 비스그므리한 것을 하는 시간을 보낸다.
그녀가 주술적인 느낌이 드는 이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정리컨설턴트와는 차별화가 된 것이다.
나도 설레이지 않으면 버리고 싶지만 설레이지 않아도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쉽지 않았다.
그리고 남편과의 취향차이도 있는데 막 버릴 수는 없으니....
왠만한 마음가짐가지고는 우리는 미니멀한 삶이 불가능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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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 역시 포기하기 싫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적용해보고 있는 중에 몇가지 방법을 알게 되었다.
1. 한쪽 벽이라도 힐링과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우리 집 전체를 싹다 치우려면 한숨부터 나온다.
곤도 마리에는 천천히 하지말고 한꺼번에 하루만에 싹 해치워야한다고 했는데
사실 내가 그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곤도마리에가 우리 집에 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리고 곤도 마리에가 간다음에 다시 다음날이면 집은 서서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만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방법은 내가 원하는 공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이미지를 한쪽 벽 또는 딱 한 공간(사진찍을 때의 한 프레임 속 공간이라도)
우리집 어딘가에 만들어 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얀 침구에 햇볕이 내리고 커튼이 살랑거리는 이미지가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한다면
딱 그 곳만은 신성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다른 물건이나 지저분한 요소가 침범 못하게 하는 것이다.
사진을 푸디같은 이쁜 필카앱으로 그 공간을 찍어 두고두고 본다.
만족한다.
근데 다른 공간은 개판이다. 그렇다면 그 공간을 보고 힐링하며
다른 공간도 서서히 힐링+영감주는 공간을 늘려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 물건을 찾기 힘들다면 적신호
물건 찾는 시간이 나의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그말인 즉슨 나는 공간(=돈)도 물건에 빼앗기는데 시간(=돈)까지 빼앗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돈을 따블, 아니 따따블로 버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예쁜 공간에 대한 욕망보다 더 돈을 길거리에 갖다버리고 있다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물건을 찾기 힘들다면 나만의 규칙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컨설턴트가 정리해줘도 내 기존 습관과 삶의 패턴이 사람마다 다른데 그게 유지되기 쉽지 않은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3. 어지르는 사람이 문제인 것 같다면 사실 시스템이 문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원제: Atomic habit)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
시스템이 문제라고!!
물건을 어지르는 아이가 문제인 것같다, 남편이 문제인것 같다하지만
사실은 시스템이 문제다.
싹 정리한 식탁위에 자잘한 물건을 자꾸 올리는 남편을 욕하지말고
자잘한 물건을 올리는 공간이 부족해서 그렇구나를 간파해야한다.
그 물건을 올리거나 숨길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까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아니 편한 우리집인데 매일 물건 자리가 정해져 있고 잔소리가 날라오면 정말 피곤할 수 밖에 없다.
물건 자리를 1mm도 바꾸면 안되는 사모님 댁에서 편히 쉬라고 하면 편히 쉴 수 있을까.
우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려면 내가 어떤 생활 패턴을 선호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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