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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덕후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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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외 2005.1.24 월 고3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 패닉 신드롬 환자 마리아- 어떡하지? 그녀는 손목시계를 쳐다 보았다. 동일한 축 주위를 돌아가는 두개의 바늘. 시간의 기준을 말해주지만 왜 인간이 고안해낸 다른 것들처럼 10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12를 택했는지 아무도 그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 부조리한 메커니즘 - 좋다, 그녀가 고집과 결단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치자. 그런 그녀가 지금 도달한 곳은? 공허, 완전한 고독, 빌레트(정신병원 명칭) 죽음의 앙티샹브르(불어로 대기실) 독서평설 '김춘수'시인에 대한 글 중에서- 이름이 없는 상태 (무명)은 곧 존재를 둘러싼 어둠(무명)과도 같다. 언어영역 공기를 하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지문에서 머리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NANA 2004.11.25 고2 겨울 오늘 학원에서 오는 길에 달을 올려다보니 목이 아플 정도로 남중에 떠있었다. 거기에다가 달무리까지..내일 비가 오려나지금의 나) 지구과학 쌤이 담임이었던만큼 지구과학 공부를 열심히 했었구나. 남중이라니. 달무리라니 지금은 생각도 안나는 단어네... 계속 일기 쓸 소재를 찾지 못하다가 할일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노트를 펼쳤다. 얼마전에 본 NANA 11권! 유난히도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많아 종이에 옮겨 적어 놓았다. 눈을 마주 보고 얘기하고 싶다.가식없이, 누군가와 서로 마주 본다는 건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눈을 피하면 지는거지.난 지고 싶지 않아 - 세리자와 레이라 발버둥치면 칠 수록 가라 앉다니,인간은 한심한 생물이지-나나 그 어떤 역류에도 안간힘으..
호밀밭의 파수꾼 외 2005.2.22 화요일 고3 -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전혀 반갑지 않은 사람에게 늘 'Nice to meet you'같은 인사말을 해야 한다는 건 말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서 계속 살아가려면 그런 말들을 해야만 한다. - 일단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몰려다니면서 골프를 치거나 브리지를 해야만해. 좋은 차를 사거나 마티니를 마시면서 명사인 척하는 그런 짓들을 해야한다는 거야. 그렇다 보면 정말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고 싶어서 그런 일을 한 건지 아니면 굉장한 변호사가 되겠다고 그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게 된다는 거지. 말하자면 재판이 끝나고 법정에서 나올 때 신문기자니 뭐니 하는 사람들한테 잔뜩 둘러싸여 환호를 받는 삼류 영화의 주인공처럼 되는 거 말이야. 그렇게 되면 자기가 엉터리라는 걸 어떻게 알 ..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시인의 사회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있습니다. 2004. 12.17.(금) 고2 겨울 낮에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죽은 시인의 사회(원제: Dead poets society)를 보게 되었다. 예전부터 보려고 했었는데 오늘에서야 보게 되다니...보고 나서 느낀 것은 역시나 보기 잘 했다는 것이다. 'Oh! Captain! My captain!'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캡 틴(Mr. 키팅)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당장 책상 위로 올라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눈높이로 본다면 내 눈앞에 있는 것들은 언제나 똑같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획일화가 얼마나 무서운지도 새삼 느꼈다. 나역시 손뼉을 안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지금의 나) 내가 지금 느끼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완두콩 2004.8.22 고2 내가 아주 오랜만에 이 노트를 찾은건 '완두콩'이라는 책을 읽고나서였다. 예전에도 정헌재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 때 본 내용은 거의다 사랑, 이별 등 고리타분한 주제뿐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흔한 글이구나', ' 이 사람은 늘 가슴 아픈 사랑만 했나?' 싶을 정도로 코웃음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시련당한지 얼마 안되어서 우울할 때 읽으면 하루 종일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내용말이다.지금의 나) 지금이나 그 때나 닭살돋는 사랑얘기들은 눈꼴시려워 했었구나. 그런데 그의 2번쨰 이야기는 사랑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생, 친구, 가족 등 나에게 와닿는 내용들이었다."좀 평평한 길이 없을까"하는 나의 질문에 완두콩은 이렇게 얘길해주었어."그럼 다시는 니 무릎이 접혀지지..
독서평설 2005.1.13 목 고3 독서평설에서 좋은 말 하나 건졌다.- 지금 우리에게 '상식'에 가까운 것들을 생각해보라공기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지만 일상에서 공기의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중에서...- 창살 너머,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고, 산 뒤편으로는 반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시인들은 보름달을 좋아했고 보름달에 수없이 많은 시를 바쳤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반달을 더 좋아했다. 반달은 커지고 확장될 공간을, 자신의 전 표면을 빛으로 채울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이울어야 하는 보름달과는 달랐다. 독서평설 '우리 소설에 나타난 심리주의적 경향'에서 발췌- 바라보면 볼 수록 거울 속의 자아는 모호할 따름이다. 거울 속의 자..
29세의 크리스마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펜을 잡고 나의 노트에 글을 그적였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지금처럼 10년 넘게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펜 잡은 날 내가 1년 후에 글을 아주 잘 쓴다는 칭찬을 받게 될 줄도 몰랐을 것이다. 쑥스럽지만 한창 감성이 폭발하던 고2 시기의 나의 첫 글을 옮겨 적어본다.-------------------------------------------------2004.5.22. 토 처음으로 이런 글을 써 보는 것 같다. 학교 숙제로 늘 귀찮았던 독서 감상문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던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 적는 그런 글... 일기와는 다르다. 매일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도 없고 시간이나 분량 제한도 없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펜을 잡은 건 지금까지 한..
내가 책에 빠지게 된 계기 나는 중학교 때까지 책을 거의 읽지 않던 아이였다. 중학교 2학년 때 그래도 책 좀 읽어보고 싶어서 과학 선생님한테 책 좀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추천해주기 어렵다'였다. 나의 담임 선생님으로 나를 1년간 보아왔다면 나에게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을 해서 추천해줄 수가 있겠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추천해주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맞는 얘기지만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무척이나 섭섭했다. 그래도 추천해주기 어렵다는 답보다 '서점에 가서 네가 마음의 드는 표지나 제목 아무거나 집어서 읽어보렴'이 더 나은 답변이었을텐데라는 생각을 지금 해본다. 결국 누군가가 추천해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확실하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건 내 힘으로 찾는 게 맞긴하다. 그래도 그 때 선생님의 대답은 서운하긴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