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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아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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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을 틀리고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 어제 전화가 왔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를 돌보시는 할머니께서 손녀가 걱정이 되어 나에게 전화를 주셨다. 지금 20분씩 문제풀이하는 학습지같은걸 6개월째 시키고 있는데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거였다. 아이는 책읽는 걸 별로 안좋아하고 받침을 자꾸 틀리는게 걱정된다고 하셨다. 어른도 자꾸 틀린 걸 지적하면 싫어하고 결국 안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남편이 설거지를 한다. 근데 옆에서 지켜보니 물도 너무 세게 틀어놓는 것 같고 뽀득뽀득하게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내인 나는 이것저것 '남편을 위해' 말을 해주기 시작한다. 그랬더니 남편은 그 말을 듣고 고맙다고 고치기는 커녕 시무룩해 하거나 짜증을 내더니 '그럼 당신이 해'라며 설거지를 멈춘다. 아이도 마찬..
아이교육이 아니라 내마음 공부부터 아이교육이 걱정되어서 이것저것 보고 고민해보니 사실 엄마자신이 원하는게 뭔지를 엄마가 깨닫는게 우선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내 욕심으로 아이가 잘되었으면 좋겠다는것도 다 내 마음의 깊은 이야기와 욕구를 먼저 들여다 보지않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려는 부모님들은 아이가 영어를 잘 해서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의 내면에 '내가 영어를 잘 했더라면 지금보다도 더 나은 삶을 살았을텐데;가 내재되어 있는 가능성이 크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좋아했으면 하는 부모님의 마음에는 나 자신이 책을 좋아하지 않거나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할 수도 있다.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키기 전에 부모인 내가 시작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아이에게 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국영수보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 나는 아직 2돌짜리 첫째와 이제 갓 태어난 둘째가 있는 초보 엄마다. 그러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게 될 때의 걱정은 나에게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결혼을 생각할 때부터(임신도 안 한 상태에서) 보육 걱정을 했던 나 아니던가. 나는 이제 초등 교육, 아니 더 나아가서 아이들의 공교육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사교육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사교육은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것이고,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부모의 기대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결과를 낳는, 누구 하나 좋을 게 없는 것이라 믿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서 배를 불리는 기업이나 강사들을 보면 씁쓸해질 때가 많다. 그리고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아이..
글쓰기에 재미 붙이고 싶다면 나의 인생을 바꾼 것이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기 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그전까지 책도 별로 읽지 않았었고 만화책은 엄청 좋아했지만 어떤 책부터 읽어할지도 막막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좋아하는 남자 국어 선생님께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쭤봤었는데 선생님께서 정말 단순한 대답을 들려주셨다. 읽은 거나 본 것, 느낀 것 모두 써보라는 말이었다 너무나 흔한 말이었고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었지만 그때의 나에게 그 말이 진리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날부터 글을 썼다. 사소하지만 그날 기분을 일기에 썼고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낌을 썼고 만화를 보고 나서도 썼다. 그러다가 접근하기 쉬운 그림 에세이집 같은 것을 보고도 마음에 와 닿은 글귀가 있으면 옮겨 적기도 하고 그에 대한 내 느낌을 쓰기도 했..
아무것도 안 하는 육아 최근에 내 마음을 흔든 책 제목을 보게 되었다. 하지 않는 육아. 육아에 대한 부모의 부담은 정말 크다. 아이를 낳으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무거운 부담감은 이미 가지고 시작하는 것임에는 당연하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크게 부담이 되는 것은 금전적인 부분이겠지만 어느 정도 주위 말에 흔들리지 않을 강한 심지를 가지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금전적인 것은 둘째요 첫 번째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일까'라는 두려움이다. 나 하나 챙기기도 벅찬 시대이자 아이 키우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 시대에 이렇게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이 정말 큰 부담이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 부모들은 최선을 다해 나의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자 한다. ..
나는 사교육에 부정적이다 한국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아이가 학원에 다니는 것에 대해 별 이상하다는 느낌을 못 받는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게(영어 유치원, 피아노 학원, 놀이 학원 등도 포함하여) 너무 과하지 않나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일본에서 초등학교 3학년까지 생활했을 때 주위 친구들 중에서 학원에 다닌 아이는 한두 명뿐이었다. 한 친구는 피아노와 주산학원에 다니고 있었고 또 한 친구는 체조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 부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고 그냥 아 그렇구나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오자마자 나는 좋아하지도 않은 피아노 학원에 넣어졌다. 동네에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논다는 이유로 그 아이와 못 어울리게 하기 위한 엄마의 방책이었다. 그 이후로 수학학원, 영어..
프롤로그 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아이 교육 나의 행복은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아이'만'의 행복도 아니고 부모'만' 행복한 것도 아니다.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그런 가정. 그리고 서로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이끌어주고 밀어줄 수 있는 든든한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그게 부모니까 아이를 도와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에게 부모가 배우는 것이 매우 클 것이라 믿기 때문에 부모가 된 이후부터 큰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 나에게 아이가 커갈수록 걱정되고 불안해지는 것이 아이 교육이다. 한국의 사교육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부모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식에게 밀어붙이는 부모는 더더욱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