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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아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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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육아가 가능할까? 지금까지 방치해두었던 ‘게으르고 행복한 육아’ 연재를 다시 시작한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에서였다. 나는 둘째를 키우면 꼭 나만의 '심플'한 매뉴얼북을 만들어야지 다짐했었다. 둘째로 나의 육아가 끝난다면 이런 생각은 전혀 안했겠지만 나는 기본 셋째까지 낳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다.(기본이라하면...여유가 된다면 더도 가능한ㄱ....남편이 기겁하겠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감사한 점도 많지만 그로 인해 피곤한 점도 있다. 이미 겪은 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니... 그 때도 멘붕했지만 또다시 멘붕한다는 소리다. 나는 노력들여 했던 걸 또다시 되풀이하는 걸 질색하는 편인데 내가 메뉴얼을 안만들면 둘째 때, 그리고 셋째 때 또다시 제로 베이스에서 공부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피곤했다..
건강한 가족관계 ​ 어릴 때에는 우리 가족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가 그다지 없었다. 그저 평범한 집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다른 집 가족에 대해 알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 집이 평범한 건지 어떤 건지도 사실 알기 어려웠다. 최근에 출산 후에 간호사 선생님과 대화를 하다가 우리 집이 특이한 집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서울시 '아이 건강 첫걸음 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소 간호사가 가정방문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소득의 상관없이 모든 산모의 건강상태와 아이의 상태를 체크해주는 아주 좋은 시스템이다. 2년 전인 첫째 때에는 이런 게 없었는데 올해 둘째를 낳고 보니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산후우울증 등으로 힘들 수 있는 산모와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체크받을 수 있는 게 너무..
경력단절이란 말을 쓰지 맙시다 물론 이해는 갑니다. 육아로 인해 회사에 다니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박탈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걸까요? 육아휴직이, 육아로 인한 퇴사가 정말 우리의 경력을 끊어낸 걸까요? 전 경력단절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육아를 하는 시간이 경력을 쌓는 것과 별개의 시간이라고 얘기하는 것일까요. 회사에 다니는 시간만이 나의 커리어가 탄탄해지고 그 외의 시간은 놀거나 쓸모없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면 과한 걸까요?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요새 뭐하고 지내?" "아기 키우고 있지 뭐" 이 대화에서 어떤 뉘앙스가 느껴지시나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요? 저는 왜 육아하는 일을 스스로 낮춰 말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까요. 더 심하게는 집에서 논다는 표현을 ..
공교육에 기대하는 것 [북리뷰]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바꿔라 - 베나 칼릭, 앨리슨 츠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데 학교 교육은 이전과 그대로라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학교 교육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숙제를 해야 하고 입시 준비를 위한 선행을 해야 한다 말한다. 그리고 불안한 엄마들이 더욱 열심히 아이 교육에 발들여야 아이를 위해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 슬프고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부모가 되려면 3~4년이 지나야겠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31개월짜리 아이와 아직 뒤집지도 못하는 4개월짜리 아이를 키우며 어떤 게 아이를 위하는 길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아이 교육에 목매는 엄마이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만 있기에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
이런 추억이 나의 아이에게도 하나둘씩 쌓이기를 고3이 되려는 새해 어느날의 이야기2005.1.6 목 이 일은 원래 2004년 12월 31일 23:00부터 2005년 1월 1일 0:30까지 있었던 일인데 그 때는 너무 피곤해서 글로 안 남겨뒀었다. 그렇지만 그냥 잊혀지기에는 너무 너무 아까운 추억이라 지금에서야나마 적어두려고 한다. 원래는 지연이랑 작년(2003년)에 고원에서 만나 카운트다운 했던 것처럼 올해도 할까 했는데 지봉은 위험하다고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못나오고 지연이는 엄마랑 단둘이라 엄마 혼자 두고 새해를 맞이할 수 없다고 해서 못나왔다. 지연이까지 못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성북역에 도착했을 때였고 나는 신탱과 단둘이 있기 어색할 것 같아 각자 집에 갈까도 생각했었따. 그런데 그 떄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신탱과 단둘이라도 해야겠다..
육아가 쉬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결혼 후 임신도 하기 전부터 보육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나는 나의 경력도 포기하고 싶지않고 아이도 낳아 잘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당연하게 누려도 될 일들이 하기 힘들다는 데에 좌절감을 느끼기 보다 화가 났다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 책이 있었다.(엄밀히 말하면 원서로 처음 접했다) 내가 느꼈던 분노가 잘못된게 아니구나 위로를 받은 책, 엄마만이 육아때문에 힘들어서는 안된다!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비정상적인거다! 이런 말을 해주는 든든한 동료를 찾은것 같아 너무나도 기뻤다. 나에게 육아가 쉬워야 한다는 건 필수적인 요소였다. 돈이 있어야 -> 결혼을 한다 꿈이 있어야 -> 행복하다 어떤 전제가 충족되어야 그 뒤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람들이 흔히하는..
쓸모없는 일을 할 자유 나는 계획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 계획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계획을 세우면 일단 안심이 된다. 내가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쓸모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함이다. 우리는 항상 뭔가 쓸모있길 바란다.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도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내가 책을 읽는 이유도 나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글쓰기가 하나둘 모여 나에게 뭔가 의미있는 결과물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쓸모있는 일'만'을 하려고 한걸까. 어린 시절 내가 흙파고 놀 때는 그게 나의 창의력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하면서 삽을 쥔 것이 아닐텐데 말이다.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때 미친 듯이 줄넘기를 했던 이유는 뭔가를 기대했던 건 아니고 '그냥' 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왜 비우기에 매료되었나 나는 왜 비우기에 매료되었을까. 왜 비우려고 할까. 더 많은 걸 채우기 위해서? 마음의 짐을 덜고 싶어서? 나는 언제부터 답답함을 느꼈던걸까. 비우기를 올해 목표로 삼게 된 이유는 뭘까 생각해봤다. 영화 팜플렛, 향초, 캔버스, 스크린샷, 책, 냉장고, 옷 영화 팜플렛 :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초까지 심했던 것은 영화 팜플렛 모으기였다. 이미지를 모아 영화 후기를 쓸 때 오려붙이고 싶었고, 보고 싶던 영화는 후에 자세히 읽어보려고 차곡차곡 내 방에 쌓아놓았었다. 마치 겨울나는 동물이 곡식을 저장하듯 쌓아두었었다. 방 정리를 하면서도 팜플렛만큼은 계속 잘 버리지 못했다. 후에 쓸모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너무 많이 쌓여 책장의 한켠을 차지하게 되자 큰 마음 먹고 버렸다. 버릴 때도 통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