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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억이 나의 아이에게도 하나둘씩 쌓이기를 고3이 되려는 새해 어느날의 이야기2005.1.6 목 이 일은 원래 2004년 12월 31일 23:00부터 2005년 1월 1일 0:30까지 있었던 일인데 그 때는 너무 피곤해서 글로 안 남겨뒀었다. 그렇지만 그냥 잊혀지기에는 너무 너무 아까운 추억이라 지금에서야나마 적어두려고 한다. 원래는 지연이랑 작년(2003년)에 고원에서 만나 카운트다운 했던 것처럼 올해도 할까 했는데 지봉은 위험하다고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 못나오고 지연이는 엄마랑 단둘이라 엄마 혼자 두고 새해를 맞이할 수 없다고 해서 못나왔다. 지연이까지 못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성북역에 도착했을 때였고 나는 신탱과 단둘이 있기 어색할 것 같아 각자 집에 갈까도 생각했었따. 그런데 그 떄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신탱과 단둘이라도 해야겠다..
완두콩 2004.8.22 고2 내가 아주 오랜만에 이 노트를 찾은건 '완두콩'이라는 책을 읽고나서였다. 예전에도 정헌재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있었지만 그 때 본 내용은 거의다 사랑, 이별 등 고리타분한 주제뿐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흔한 글이구나', ' 이 사람은 늘 가슴 아픈 사랑만 했나?' 싶을 정도로 코웃음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시련당한지 얼마 안되어서 우울할 때 읽으면 하루 종일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내용말이다.지금의 나) 지금이나 그 때나 닭살돋는 사랑얘기들은 눈꼴시려워 했었구나. 그런데 그의 2번쨰 이야기는 사랑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생, 친구, 가족 등 나에게 와닿는 내용들이었다."좀 평평한 길이 없을까"하는 나의 질문에 완두콩은 이렇게 얘길해주었어."그럼 다시는 니 무릎이 접혀지지..
독서평설 2005.1.13 목 고3 독서평설에서 좋은 말 하나 건졌다.- 지금 우리에게 '상식'에 가까운 것들을 생각해보라공기가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지만 일상에서 공기의 의미를 생각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중에서...- 창살 너머,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고, 산 뒤편으로는 반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시인들은 보름달을 좋아했고 보름달에 수없이 많은 시를 바쳤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반달을 더 좋아했다. 반달은 커지고 확장될 공간을, 자신의 전 표면을 빛으로 채울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이울어야 하는 보름달과는 달랐다. 독서평설 '우리 소설에 나타난 심리주의적 경향'에서 발췌- 바라보면 볼 수록 거울 속의 자아는 모호할 따름이다. 거울 속의 자..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 매일매일 해야 하는 청소가 즐거운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밥을 먹으면 설거지는 기본이고 밥을 먹으려면 요리를 해야 하고 요리를 하려면 식재료를 손질해야 하니 말이다. 장을 본다고 해도 그냥저냥 신나게 지르기만 하면 되는 쇼핑과는 다르다. 냉장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다 파악이 되어있어야 하고 냉장고 안 재료들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그 요리를 하기 위해 약간 부족한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담는 신중함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집밥을 해 먹을 때 이 모든 과정을 마조 앤 새디 작가는 테트리스하는 것과도 같다고 표현했었고 그에 대해 나는 엄청나게 공감을 했었다. 요새는 빨래는 세탁기가 다 해준다고 누군가는 말하겠지만 빨래라고 무조건 다 세탁기에 처박아서 돌리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옷 ..
너무 많은 정보와 이별하기로 했습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쇼핑을 하는 건 좋아하지만 쇼핑하기 위해 좋은 물건을 찾기까지 물건을 비교하며 따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좋은 제품을 찾았다 싶으면 거의 질릴 때까지 그 물건만 산다. 다른 것과 비교하면서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비교하는 시간이 피곤해서다. 남편은 할인된 가격의 제품을 찾는데 고수다. 그런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남편이 고수로 느껴진다. 나는 할인된 가격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활용품같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야 하는 것들은 그냥 남편한테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해달라고 부탁한다. 요즘처럼 비교해서 더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건 어떻게 보면 정말 행복한 것일 테지만 나에게는..
육아가 쉬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결혼 후 임신도 하기 전부터 보육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나는 나의 경력도 포기하고 싶지않고 아이도 낳아 잘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당연하게 누려도 될 일들이 하기 힘들다는 데에 좌절감을 느끼기 보다 화가 났다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한 책이 있었다.(엄밀히 말하면 원서로 처음 접했다) 내가 느꼈던 분노가 잘못된게 아니구나 위로를 받은 책, 엄마만이 육아때문에 힘들어서는 안된다! 지금 이 상황이 정말 비정상적인거다! 이런 말을 해주는 든든한 동료를 찾은것 같아 너무나도 기뻤다. 나에게 육아가 쉬워야 한다는 건 필수적인 요소였다. 돈이 있어야 -> 결혼을 한다 꿈이 있어야 -> 행복하다 어떤 전제가 충족되어야 그 뒤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람들이 흔히하는..
29세의 크리스마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펜을 잡고 나의 노트에 글을 그적였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지금처럼 10년 넘게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펜 잡은 날 내가 1년 후에 글을 아주 잘 쓴다는 칭찬을 받게 될 줄도 몰랐을 것이다. 쑥스럽지만 한창 감성이 폭발하던 고2 시기의 나의 첫 글을 옮겨 적어본다.-------------------------------------------------2004.5.22. 토 처음으로 이런 글을 써 보는 것 같다. 학교 숙제로 늘 귀찮았던 독서 감상문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던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 적는 그런 글... 일기와는 다르다. 매일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 관념도 없고 시간이나 분량 제한도 없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펜을 잡은 건 지금까지 한..
쓸모없는 일을 할 자유 나는 계획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 계획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계획을 세우면 일단 안심이 된다. 내가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쓸모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함이다. 우리는 항상 뭔가 쓸모있길 바란다.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도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내가 책을 읽는 이유도 나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 글쓰기가 하나둘 모여 나에게 뭔가 의미있는 결과물을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쓸모있는 일'만'을 하려고 한걸까. 어린 시절 내가 흙파고 놀 때는 그게 나의 창의력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하면서 삽을 쥔 것이 아닐텐데 말이다.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때 미친 듯이 줄넘기를 했던 이유는 뭔가를 기대했던 건 아니고 '그냥' 하고 싶어서였다..